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 등 3명
사제단 "검찰로 문제 이동 경계"
참여연대, "삼성 내역공개, 검찰 특별수사팀 도입하라"
민변 민교협경제개혁연대 참여연대 사제단 연석회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뇌물 수수 검사 명단 일부를 공개했다. 사제단이 공개한 명단에는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 이종백 현 국가청렴위원장, 이귀남 대검 중수부장 등 전현직 검찰 고위간부가 포함돼 있다.

사제단은 명단공개로 사태의 핵심이 삼성에서 검찰로옮겨졌으며,삼성의 '비리의혹'이묻히는 것을경계했다.명단이 공개되자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는 즉각 성명을 내고명단과 연루된 검찰 고위 간부가 배제된 삼성특별검사팀 구성을다시 한번 촉구했다.

또 13일오후 2시 서울 제기동성당 대강당에선 사제단, 참여연대, 경제개혁연대, 민변, 민교협 등이 참가하는 '삼성불법비자금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종교인·시민사회단체대표자 연석회의’가 열린다.시민사회의대응이 구체화되고 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신부들이 명단을 기자들에게 들어 보이고 있다.

명단 공개는 전종훈 사제단 대표가 김용철 변호사의 증언을 토대로 작성된 문서를 발표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사제단은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가 삼성에 관리 대상이었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2001년 서울지검 2차장검사 때 김용철 변호사가 직접 관리명단 대상에 넣었다”며 “임 내정자를 관리하던 사람은 이우희 삼성그룹 구조본 인사팀장으로, 임 내정자의 부산고 선배다”고 지적했다.

사제단이 공개한 뇌물명단 가운데 또다른 검찰 출신 고위공직자는 이종백 현 국가청렴위원장이었다. 그는 서울지검 남부지청 검사로 시작, 동기 중 처음으로 서울지검 부장검사가 된 데 이어 법무부 검찰 국장 등을 거친 ‘귀족 검사’여서 삼성의 중요 관리대상이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공개된 뇌물수수 고위간부는 이귀남 대검 중수부장이었다. 사제단은 “이 중수부장은 청와대 사정비서관 시절부터 삼성의 관리명단 대상에 편입됐고, 정기적으로 현금이 제공된 사실을 김 변호사가 직접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사제단은 김 변호사의 증언을 토대로 명단 대상자들의 관리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사제단은 김용철 변호사가 지난 2001년 재무팀 재직 시설 삼성의 관리 대상 검사 명단을 확인했으며 이후 당시 보직 중심으로 명단을 보완했다고 주장했다.

사제단은 비밀명단이 삼성본관 27층 재무팀 담당상무 방의 벽으로 위장된 비밀금고에 보관돼 왔으며 뇌물이 전달된 후에는 관리명단의 검사 이름 뒤 공란에뇌물을 건넨 담당자 이름이 기재된다고 전했다.전 대표신부에 따르면, 이들 공란이 빈칸으로 남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설명이다. 기부금액은 기본 500만원이지만 1~2천만원을 건네는 경우에는 김인주 삼성전자 사장이 직접 연필로 기재했다는 전언이다.

전 신부는 명단을 공개한 후 “국가기관이 이들의 이름을 특정 개인으로 보지 말고'상징'으로만 봐 달라”며 “이번 사태의 핵심이 삼성이 아니라 검찰로 옮겨지는 것은 경계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제단은 명단 일부공개 이유에 대해 검찰이 사제단에 뇌물 검사 명단만 재촉할 뿐 이렇다 할 수사 의지마저 보지지 않은 상태에서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이후 시민사회단체들이 비자금에 수사 뿐 아니라 삼성 일가 불법,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에 대한 의혹을 푸는데도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뇌물수수검사 명사 일부 공개에 대해 참여연대는 즉각 성명을 내고 “삼성은 사실무근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대처할 것이 아니라, 자진해서 금품로비 대상자들과 금품내역 등을 공개하고 국민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검찰 고위간부가 금품로비 대상자로 지목된 이상, 이들은 이번 사건의 수사과정에 어떤 형식으로든 관여해서는 안 될 것이며, 검찰이 삼성으로부터 어떤 영향도 받지 않는 독립적이고 공정한 특별수사팀을 구성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후보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임채진 검찰총장 임명을 즉각 철회하고 특검제 도입을 재차 촉구했다.

한편13일 오후 2시 서울제기동성당 대강당에선 사제단, 참여연대, 민변, 경제개혁연대, 민교협등이 참석한 가운데‘삼성불법비자금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종교인·시민사회단체대표자 연석회의’가 열린다.연석회의를 마친 후에는 기자브리핑이 있을 예정이다.

심재훈 기자

심재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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