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학교전담경찰관 2명이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은 사건이 알려지면서 학교전담경찰관 제도가 유지돼야 하는지 논란이 되고 있다. 학교전담경찰관이 학교에 투입된 것은 2012년 6월이다. 2011년 대구에서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학생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학교 폭력의 심각성이 대두하자 경찰청은 학교경찰관제도를 도입했다. 부산의 경우 2012년 학교 폭력 검거 인원이 2,362명이었는데 2015년 682명으로 줄었다.

학교 폭력이 감소하자 경찰청은 2015년 3월 학교 폭력 예방에 한정된 학교전담경찰관 임무 범위를 확대하며 2013년 전국 606명에서 2015년 1,138명으로 늘렸다. 학교전담경찰관은 변경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학생에게 SNS 개인 상담을 하며 친근감 있게 다가갔다. 하지만 청소년 상담에 전문성이 없는 경찰이 대거 배치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2015년 경북지역 40대 학교전담경찰관이 10대 소녀를 성폭행 한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2014년 정부에서는 2016년까지 청소년 전문가 243명을 전담경찰관으로 특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2016년 3월 채용계획에 재탕되면서 추진 일정이 2018년으로 미뤄졌다. 애초 2016년 청소년 전문가 배치를 하겠다는 계획은 연기되었고 현재 일선 학교에 배치된 전문 인력은 한 명도 없다.

그런데도 학생들이 학교전담경찰관을 찾는 것은 현재 초중고교에 상담할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부산교육청과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부산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부산 638곳의 초중고교에서 근무하는 상담교사와 전문상담사는 총 273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중 정규직 상담교사가 126명이고, 비정규직 전문상담사는 147명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 학교에서 학교폭력·아동학대 예방 및 상담과 따돌림 학생 관리 등 같은 일을 한다.

하지만 비정규직 상담사는 고용 불안으로 학생과 장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상담을 이어가는 데 한계가 있다. 심지어 이번 사하경찰서 성관계 사건은 전문상담사가 해고된 뒤 학교전담경찰관만 투입되면서 불거진 문제다. 비정규직 전문상담사 고용 불안의 피해는 학생에게 전가되고 있다.

김석준 부산교육감은 학교전담경찰제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언론에 인터뷰했다. 하지만 부산교육청은 문제를 대하는 태도가 매우 소극적이다. 7월 7일 열린 학교전담경찰관 성비리 사건 좌담회에 경찰과 교육단체 및 교사 등도 참석했지만 교육청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리고 피해 학부모와 피해자가 상담을 거절했기 때문에 교육청 차원에서 개입할 수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노동당 부산시당 정책농장 ‘씨앗’은 교육 현장의 문제를 경찰 공권력에 맡기는 것에 반대하며 다음과 같이 부산교육청에 요구한다.

- 부산교육청은 학교전담경찰제 폐지를 위해 적극 나서라!

- 현재 부족한 교내 전문상담사를 충원하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라!

- 부족한 인력은 부산시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 (연계기관 311개)등과 같은 전문 상담센터와 학교가 연결될 수 있게 교육청이 지원하라!

2016년 7월 13일

노동당 부산시당 정책농장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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