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와 지역언론의 유착사례가 되어버린 BOF

자사 참여 사업에 대한 시의원 비판에 근거 없는 생떼

비판 기능 없는 신문이 언론인가

국제신문은 12월 22일 기자수첩에서 <부산시의원 관광마케팅 개념 모르고 생떼>라며 시의회 예산 심사에서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의 사업타당성을 질의한 정명희 시의원을 비판했다. 이 칼럼을 쓴 윤정길 기자는 ‘관광 마케팅의 본질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의원의 자질마저 의심하게 한다’, ‘다분히 감정적인 대응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라며 질타의 수위를 높였다. 예산 심사에 임한 시의원에 대한 평가치고는 이례적이고 신경질적이다.

(기사는 ‘행정사무감사 때 시의 담당 국장과 벌인 언쟁’이라고 썼지만 해당 회의는 행정사무감사가 아니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였다. 정명희 의원이 전문성이 없다고 지적했으나 정작 이 기사는 최소한의 사실관계도 파악하지 않았다.)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은 다른 지역 축제와 비슷한 컨셉과 부실한 컨텐츠, 성과 부풀리기 때문에 진작부터 부산지역 문화계와 시민사회의 지적을 받았다. 국제신문은 SBS PLUS, (주)더와이즈와 함께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BOF)의 운영대행사로 선정되었다.

운영대행사인 국제신문은 BOF가 부산을 대표할 만한 중요한 축제라고 하면서도 이런 지적에 대해 점검하거나 축제의 타당성을 따져보지 않았다. 오히려 묻지마 홍보식으로 콘서트 출연진이 누구인지, 몰려오는 관광객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강조하면서 성공적인 측면만을 부각했다.

같은 기간 부산MBC와 KBS부산이 각각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행사 차별성 없어>, <한류 축제 만든다더니 아이돌쇼에 펑펑>이라고 보도했고, 부산일보가 <‘원아시아’의 오만>이라면서 한류 컨텐츠를 중심으로 아시아를 하나로 묶는다는 발상이 문화다양성과 개방성을 해치는 것이라는 지적을 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국제신문은 22일 기자수첩에서 정명희 의원의 질의내용이 전문성이 떨어진다면서 ‘예산과 수익성, 관람객 수 등 표면적인 지표만을 문제 삼았다’고 지적했다. 맞는 말이다. 문화는 관람객 수와 수익성만으로 그 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

그러나 시종일관 관람객 수에 집착한 것은 오히려 국제신문이었다. 국제신문은 부산원아시아페스티발 기간 동안 연일 이 축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있다면서 관광객 증가 추이를 중계했다.

기사 제목을 봐도 <부산서 新한류 즐기자...원아시아페스티벌 외국인 1만 명 밀물>, <유커부터 히잡 쓴 무슬림까지, 3만5000여명 한류에 취한 밤>, <부산 원아시아페스티벌 관객 벌써 17만명...부산발 신한류 열광>, <18만명 몰린 신한류축제, 막바지 공연으로 화룡점정>,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신한류 관객 25만명... 부산 새 도시 브랜드로> 처럼 대규모 관광객이 몰려왔다는 사실을 알리기에 바빴다. 그러면서 ‘관람객 수’가 축제의 성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는 자기모순에 빠진 비판을 하는 것이다.

한편 정명희 시의원의 질의를 받은 김병기 문화관광국장은 시의회를 무시하는 듯 한 발언을 해 공분을 샀지만 국제신문은 이를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언론이 이 상황을 비판했고 부산시 부시장과 부산시장 또한 공식적인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신문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국제신문이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사업과 관련되지 않았어도 이 상황을 알리지 않았을지 언론사의 자질을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언론사의 기능은 권력에 대한 비판과 견제이다. 언론이 진작에 제 기능을 했더라면 최근 온 나라를 흔들고 있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있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언론사가 자사가 참여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부산시의 홍보자료를 받아 긍정적인 보도만을 내고 해당 사업의 타당성을 점검하고자 하는 시의회를 오히려 나무라는 칼럼을 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언론 본연의 기능인 비판과 견제의 칼날을 자사 이익을 위해 마구잡이로 휘두른다면 그 칼은 다시 언론사로 향할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2016년 12월 23일)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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