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비 인상 반대는 계속된다

지방의회의 유급제 실시가 1년이 지난 지금 전국은 지방의회의 의정비 책정 수준을 놓고 시민사회의 의견이 분분하다.

원래 지방의회의원의 신분은 무보수 명예직이었지만 의정비와 관련 금년부터 행자부 지침에 의거하여 각급 자치단체별 기획예산과에서 의정비심의위원회를 구성하여 의정비를 책정 하도록 했다.

현재 지방의회 의원의 의정비는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의정활동비에는 의정자료수집·연구비와 보조활동비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액으로 광역의회는 150만원, 기초의회는 110만원을 지급받고 있다. 월정수당의 경우 주민소득수준, 공무원 임금 인상률, 물가상승률, 의정 활동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책정된다. 태백시의회의 경우 의정자료수집·연구비(의정활동비)로 110만원 그리고 월정수당으로 약 139만원을 지급받고 있다. 그런데 폐광지역 4개시·군의회는 지금까지 한 번도 의정활동비의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도 않았다. 의정활동 성과에 대해서도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못한 상황에서 의정비 인상결정은 시민으로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이고 이 결정에 앞서 몇가지 선결과제를 짚고자 한다.

지난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와 재정자립도, 물가상승분등 해당 지역사회의 제반사항을 고려한 의정비 수준이 반영 되어야 하고 막연히 타 지자체의 비교, 부단체장이나 실국장의 직급수준으로서 결정되어서는 안된다. 또한 일반 공무원들의 임금 상승률은 2.5%로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지방의회가 과도한 의정비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지방 재정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킬 따름이다. 이에 반하여 지방의회는 자치단체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등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이익을 담보하는 주민대표기구로서의 역할과 기능에 충실하기보다 이번 의정비 대폭 인상안을 놓고 지방의회의 밥그릇 챙기기라는 불만적 시각이 대체적 시민사회의 여론이다.

의정비심의위원회는 의정비 책정에 시민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기획예산과에서 주도한 의정비심의위원회의 인적구성에 대한 절차상에도 투명성과 공정성이 결여 되어 있었지만 이번 의정비 책정을 심의하는 과정에도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심의위원회의 의정비 책정안에 대해 많고 적음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의정비의 재원은 주민의 세금이고 주민의 대의기구인 지방의회의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 주체로서 의정비 책정 수준에 절차상 주민의 폭넓은 의견이 반드시 반영 되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공의 재원 집행에 대하여 민의를 반영하지 않고 위원회의 자의적 해석에 의한 책정은 시민사회의 비난여론을 면키 어려움을 지적하고자 한다. 따라서 공청회나 주민설명회 등을 통하여 여론수렴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심화되는 사회양극화를 고려해서라도 전년도 수준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전국적으로 사회양극화가 심화되고 서민들의 생활이 몹시 어렵다. 우리 폐광지역도 산업불균형으로 일자리는 물론 체감 경기가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이러한 때 의정비 대폭인상안을 주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이제 폐광지역은 기나긴 추운 겨울이 시작된다. 광산지역이어서 결손가정과 노인가구가 많고 추운 겨울 식비와 연료비가 없어 고통에 신음하는 이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태백시 의정비심의위원회에서 어떤 이유와 근거로 전년도의 2천980만원에서 4천640만원(55.2%인상)의 의정비 인상안을 내 놓았는지 모르지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의회의원들은 지역사회의 어려움을 십분 감안하여 최소한 작년수준으로 결정하고 오히려 의정비 인상문제와 관계없이 주민대의기구로서의 역할과 기능에 충실 했을 때 시민사회로부터 아낌없는 찬사와 격려를 받게 된다는 사실에 주목하기 바란다.

시민주권의식이 투철해야 지역이 바로 설 수 있다. 지역이 좋아지고 안 좋아지고는 철저한 시민의식에 의해 좌우된다. 시민들은 의원을 선출하는데도 의무가 있지만 그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는가에 대한 감시의 책무도 있다. 의회 의원의 의정비는 바로 시민의 세금이다.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들이 직무를 소홀히 하는데도 의원 1인에게 5천만원의 적잖은 비용을 주는데 대하여 뒷짐 지고 수수방관 한다면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이번 의정비 인상 책정을 놓고 시민사회의 여론이 분분한 즈음에 적극적인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책무에 대하여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