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로 민주 대 반민주 구도가 완벽히 사라졌다. 오히려 현재의 여러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미래 경제. 사회정책의 후퇴와 독선, 독주를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둘째로 많은 뜻있는 이의 불만과 근심을 자아내는 일로서 “정책검증, 정책대결”이 없는 선거라는 점
이다. 과거 “못살겠다. 갈아보자!”라는 지극히 원초적인 감성에 호소하는 선거운동 방식이 21세기에도 큰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왜 우리 사회가 이 모양이 되었는지,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지, 바람직한 방법론은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와 토론과 논쟁이 없다. 신문지면과 방송시간을 독점하며. 돌고 도는 이야기는 오직 BBK와 삼성 비자금 사건뿐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중대한 전환점에 서있다. 왜란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도 아무런 대비도 없이 임진왜란 7년 전쟁과 맞닥뜨렸던 “무능, 독선, 무책임”이 여야를 포함해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다.
한미FTA 협정문은 대부분 우리 사회 미래포기를 강제하는 조항이다. 우리 국가와 민족이 전쟁을 통하지 않고 미국의 경제, 사회 식민지화한다는 의미다. 한미 FTA협정문의 대부분 조항이 매우 위험한 이유는 당시 열린 우리당과 한나라당 등 299명의 90%에 가까운 국회의석을 가진 여야 정당이 아무런 의견차이도 없이 동조함으로써 학계, 시민사회, 산업별 이해당사자 집단이 문제의 조항들을 걸러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선거라는 “정책”과 “말”의 시장에서 우리와 우리 후세대의 미래운명이 걸린 한미FTA는 아무런 논의의 대상도 안 되는 신기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570만이라고 하고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860만이라고 하는 이른바 88만원 세대인 비정규직 문제, 공교육체계를 무너뜨리는 사교육시장 팽창 문제, 국가 제1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수도권 집중 완화, 지역균형 발전문제, 고령화의 급진전으로 말미암은 사회복지 수요의 팽창 문제, 신문 방송겸업 금지 해제 문제,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겸업 금지 해제 문제, 3불 정책의 고수나 폐기냐 등 교육개혁 문제 등 수많은 의제가 후보의 정책으로 나타나 국민과 유권자의 검증을 받는 기회를 얻지 못 하고 있다.
헌법 정신은 여러 가치를 포함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가치는 “주권재민”의 원칙이다. 국가 권력은 총구나 돈이나 메이저 언론. 검찰의 수사권이 아닌 보편적 국민에게 속하고 국민의사에 따라 행사하여야 한다. 그러나 BBK 수사와 삼성 불법 비자금 수사행태를 보면 국가 주권은 보편적 국민이 아닌 유력 정치권력 집단, 재벌권력, 수사 권력, 메이저 언론에 속하였음을 알 수 있다.
재벌과 유력 정치권력 집단, 수사 기소 권력을 독점한 검찰, 메이저 언론이 힘을 합하면 나라의 근본을 장악할 수도 있고 대통령의 권력을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아주 재미없는, 그래서 흥행에 실패한, 그래서 그들이 더욱 좋아하는 드라마가 곧 막을 내리게 된다. 88만원 세대를 포함한 대부분 국민은 더욱 정치를 혐오하고 그래서 더욱 앞길이 어두운 무거운 나라를 걸머지고 가게 될 것이다.
조선 순조 때의 실학자 혜강 최한기(1803~1877)는 1천여 권이 넘는 저서를 남긴 조선후기의 대표적 실학자 중 한 사람이다. 혜강이 쓴 인정. 선인문 편에 '천하우락 재선거'(天下憂樂 在選擧)라는 말이 있다. “어진 자를 뽑아 바른 정치를 하면 모든 백성이 평안하나 그른 자를 뽑아 정치를 잘못하면 세상 모든 백성이 근심 걱정으로 지내게 된다”라는 뜻이다.
한용현 참여자치완도시민연대 공동대표
한용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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