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주시가 야심차게 추진한 경주시립요양병원(김천국민의료재단)이 경영상의 악화로 인해 직원들의 임금은 물론 4대보험도 체납하는 등 운영상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의료서비스 운영의 부실
경주시립 노인요양병원은 애초 설립 당시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터라 크게 놀랄 일은 아니지만 도산 위기에 처했다니 안타까우면서도 화가 치민다. 이미 경주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위탁사업자인 의료법인 국민의료재단에 대한 특혜시비와 장소의 부적절성 등에 대해서 추궁한 적이 있어 관심을 가지고 관리, 감독을 했더라면 이런 폐단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위탁사업자인 의료법인 국민의료재단 이20억원을 기부채납하고 노인전문요양병원을 위탁받아 운영키로 하며 경주시는 약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진입로 공사와 상수도 등 기반시설공사를 벌인 것이 결국은 도산으로 이어진 것이다.
경주시는 이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책임이 뒤 따라야 할 것이다. 경주시는 그동안 특혜시비와 여러 문제들을 감싸주기에 바빠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을 분명 져야 한다.
물론 이러한 폐단이 있기까지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요양병원 자체의 문제도 있다고 본다. 경북도 내에의 경우만 해도 현재 요양병원 수는 지난 2004년에 비해 배 이상 증가했을 정도다. 이처럼 요양병원 설립이 난립하면서 노인환자에 대해 유치와 가격 경쟁이 심해지고 부실한 운영과 질 낮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악순환 구조가 바로잡히지 않고 있다.
요양병원이 급증한 이유는 올 7월 시행 예정인 노인장기요양법에 맞춰 도산위기에 있는 많은 중소병원들이 너도나도 정부 보조를 받아 변신한데 따른 결과다. 고령화사회 진입에 따라 노인요양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 먼 원인이라면 노인 장기요양 급여 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수혜를 노리는 업계의 과열은 직접적인 원인이다.
무엇보다 노인 의료서비스는 단편적이고 일시적인 서비스가 아닌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뿐만 아니라 질적 관리를 강화해야 하는 분야다. 노인성 질병은 대부분 퇴행성, 만성인 경우가 많아 상태나 중증도에 따라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은 당연하다. 노인들은 대부분 만성질환을 앓기 때문에 급성 위주의 의료서비스와는 달라야 한다는 말이다. 또 의료서비스와 요양을 따로 제공할 수 없고 동일선상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애초 목적 병원 경쟁으로 퇴색
특히 전문요양시설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치매 등 전문요양을 받아야 하는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요양시설을 선택함으로써 전문치료를 못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더구나 일반요양시설은 무료시설이다 보니 요양이 불필요한 경증 노인까지 몰리는 폐해도 서비스 부실을 키우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현재 노인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들은 사후 관리에 대한 규정이 제대로 없기 때문에 부실 서비스를 막을 길이 없다. 따라서 노인요양병원의 의료서비스에 대해 질적 관리 없이 이대로 방치한다면 현대판 고려장이 될 수도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경주시는 경영상의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지만, 위와 같은 폐해들의 지적을 새겨듣고 대책을 세우기 바란다.
은윤수 경주환경연합 사무국장
은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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