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권고등판무관 “독립성 훼손 제고” 서한 전달
신당은 자체수정안 마련···국회협상 예의 주시

7년 전 독립된 국가인권위를 만들기 위해 노숙농성을 진행한 인권단체 활동가들이 다시 밤거리에 나섰다.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지난 24일부터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인권위 대통령 직속에 반대하는 천막 없는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제출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지난 25일 국회행자위에 상정돼 국가인권위 대통령 직속 방안도 이번주 여야합의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이들 인권단체들 뿐만아니라 시민사회의 대응이 첨예화될 전망이다.

인수위가 지난 16일 인권위 대통령 직속 방안을 발표한 직후 반대의견을 천명했던 인권단체 등 시민사회는 지난주 기자회견과 농성 등 반대수위를 높여갔다. 지난 19일 루이즈 아버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이 인권위의 독립성을 해치는 방향의 조직개편 시도를 제고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인수위에 전달한 이후 반대여론은 확산됐다.

지난주 23일 10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인수위 앞에서 기자회견 열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후퇴시키는 인권위 대통령 직속안을 거부한다”며 “정권 입맛에 따라 인권위를 요리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날 147명의 법학교수들도 인권위를 독립기구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는 의견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국가인권위가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변화한다면 행정부 장인 대통령의 지휘 감독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다”며 “오히려 독립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재정상의 간섭을 받지 않기 위해 인권위가 스스로 예산을 편성해 제출할 수 있도록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24일 인권단체들은 독립문에서 인권위 직속기구화 결사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후 명동성당 들머리에 결집해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인권단체 등 시민사회는 25일 서울 한나라당사 앞에서 집회를 가진 뒤 이어 밤부터는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주말에는 대토론회와 선전전을 병행했다.

하지만 이같은 강한 반대여론과 우려에도 불구, 인수위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박형준 인수위 기획분과조정위원은 24일 정부조직법 관련 TV토론회에 참석해 “인수위 직속 철회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3권 분립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해 내린 조치라고 말해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그는 이어 “직속이 되더라도 독립적인 운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당은 조만간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자체수정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수정안에는 국가인권위 독립기구화가 주요 조건으로 삽입된 것으로 알려져 국회 협상 결과가 인권위 독립 여부를 판가름 할 것으로 보인다.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인권위 독립여부 결정에 고비가 될 이번주 금요일까지 명동성당 노숙농성을 이어갈 방침이다.

심재훈 기자

심재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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