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꾼 시민운동

[시민운동 2.0] 이진영l승인2008.01.2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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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년이다. 내가 참여연대에 들어온 것이 재작년 12월이니 우스갯소리로 ‘3년차 간사’라는 말을 하지만 실제로는 이제 딱 1년째이다. 2007년 송년회를 하면서 지난 1년간 어떤 일들을 하였는지 돌아가면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지난 1년은 나에겐 참여연대 활동의 전부, 시민운동의 전부였다. 무엇을 하였을까. 내 대답은 이랬다. 내가 변했다라고.

여기서 내가 주로 했던 일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었다. 시민참여팀 혹은 시민교육팀이라는 이름으로 회원들과 시민들을 만났다. 주로 회원들과 만나는 행사나 시민들이 참여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짜고 진행했다. 특히 20~30대 젊은 층과 만날 기회가 많았다. 말이 교육이지 실은 만나고 이야기하고 술 마시는 일이 중요해진다.

‘참여연대와 함께하는 시민운동 현장체험’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주로 대학생들이 많았다. 한번 프로그램에 들어가면 한 달 전부터 서울 시내 대학별로 포스터 붙이러 다니는 일부터 시작해서 대학생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 같은 곳에 찾아가서 글 남기기 등등을 한다. 다른 팀들은 보도자료 내고 논평 쓰면 언론사에서 취재가 오던데, 우리 팀 일은 그렇지도 않다. 가끔씩 관심을 가지고 기사나 광고를 내주는 언론사가 있으면 고맙기 그지없다. (이 자리를 빌려 시민사회신문에도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그렇게 한 달을 홍보하면 그 다음 한 달은 진행하느라 정신없이 보낸다. 사회적으로 관심이 있는 이슈를 다룰 때도 있고 입법청원, 판결비평 등 우리 사회 민주적 절차에 대한 것들을 체험해 보는 시간도 있다.

대추리 현장을 방문하거나 법원에 재판 방청을 하러 가기도 했다. 한미FTA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직접행동으로 옮겨 보기도 했다. 인사동 거리, 지하철 역 안에서 참가자들이 직접 ‘미친 소’가 되어 퍼포먼스를 한 적도 있다. 그리고 저녁이면 술집으로 향해 밤을 새워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하다 졸기도 했다.

그때 만났던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후속 모임도 만들고, 집회에 함께 참여하기도 한다. 여전히 연락을 하면서 만나고 있다. ‘날밤까’라는 무서운 사조직이 있어서 그들의 모임에 나갈 때면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만나면 반갑고 즐겁다. 이들은 언제나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멋진 상상력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앞에 말한 미친 소 퍼포먼스도 이들의 머리에서, 이들의 손을 거쳐 나온 것이다. 우리들의 딱딱한 머리로는 ‘이게 될까’ 싶었던 일들이었는데.

지금도 참여연대에는 17명의 인턴들이 움직이고 있다. 대학생이거나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들이다. 나이 얘길 하려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의 마음이다. 그 중의 한 사람은 나보다도 나이가 많다. 그는 나에게 ‘가족들은 내가 이상하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지금이 내가 원하는 것을 하는 출발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가 이상한가?

현재 참여연대에는 9천700여명의 회원이 있다. 내가 그들을 다 알지는 못 한다. 총회나 대동제 등의 큰 행사에 오는 회원이 200~300명이고, 지금은 안 하고 있지만 회원한마당처럼 매달 하는 행사에는 50명 정도가 온다. 회원모임을 하면서 매주 참여연대를 찾는 회원들도 있다. 매주 하루씩 번갈아 가며 참여연대 안내데스크를 지켜 주는 선생님들도 우리 회원이다. 그들이 없이는 참여연대도, 나도 없다. 올해에는 다시 월례 행사를 부활시켜 추진해 볼 생각이다.

가끔 아무 연락도 없이 찾아와 밥을 사주겠다는 회원들은 나를 통해 참여연대를 만나고 간다. 사실 처음에는 회원들과 만나 어울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나도 잘 모르는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결국 내가 할 일은 많이 듣는 것이란 걸 깨달았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여러분은 내가 왜 바뀌었다고 했는지 아마 알 수 있을 것이다. 1년 전의 나는 세상을 바꾸고 싶지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지금의 나는 세상이 아니라 내가 바뀌어야 한다고 믿는다.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변한다. 그리고 참여연대가 변한다. 나이를 떠나 변화가 멈췄을 때, 그것이 나에게는 죽음과도 같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운동이다.


이진영 참여연대 시민참여팀

이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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