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들은 100일 동안 생명평화순례

이명박 당선자의 한반도 대운하 건설추진 백지화를 위한 시민사회단체들의 활동이 본격화된다. 당초 환경단체들과 강살리기 지역조직을 중심으로 구성됐던 운하저지국민행동(가칭)은 범시민사회단체를 아우르는 운하백지화국민행동(국민행동)으로 외연을 넓혀 19일 발족식을 갖는다. 국민행동은 ‘내년 2월 착공 임기내 완공’이라는 운하건설 추진 세력의 시간표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4월 총선 전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데 입장을 모으고 운하 백지화를 위한 사회적 여론 확산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녹색연합, 참여연대, 여성연합, 종교환경회의 등 전국 350여개 단체가 참여하는 범시민사회단체인 국민행동은 이날 발족식과 함께 문화행사를 개최한다. 국민행동은 운하 개발 정책 검증을 펴는 한편 국민 여론을 아우를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시민사회의 이같은 움직임은 이명박 당선자의 후보시절 ‘대선 승리를 겨냥한 유령 프로젝트’로 여겨졌던 한반도 대운하가 인수위 내에 대운하 TF팀이 구성되고 4월 특별법 마련 움직임이 보이며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14일에는 대운하에 대한 경제성과 환경성이 없다는 입장이었던 건설교통부가 입장을 바꿔 운하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드러난 바 있다.

앞서 지난 4일 서울 중구 정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열린 ‘운하 저지를 위한 대화마당’에선 시민단체 활동가, 학계, 종교계, 문화계 등 각계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운하건설에 대한 대응방안이 모색됐다.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이명박 정부는 대운하 사업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해 특별법 제정에 날개를 달면 걷잡을 수 없다”며 “조기 진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사무총장은 이명박 당선자와 그의 측근들이 운하를 밀어붙이는 이유에 대해 “청계천 신화로 구축된 건설회사 CEO 출신 정치인의 리더십이 지난 대선에서 대운하 공약으로 더욱 공고화 됐고, 만약 운하 건설을 포기할 경우 정치생명에도 치명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이와 관련 최근 종교환경회의 소속 종교인들이 100일 동안 운하예정지로 생명평화순례를 떠났고, 다음달 22일에는 물의 날을 기념해 4대강 유역에서 ‘생명의 강을 지키기 위한 강사랑 마라톤 대회’ 등의 대규모 국민참여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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