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는 엉터리 과표 방치 말고 즉각 개선해야”

대한민국 최고급 단독주택 70곳 중 27곳은 건물가격 ‘마이너스’ 양병철 기자l승인2018.09.1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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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고가 주택 소유자, 부정확한 과표로 인해 매년 세금 특혜”

정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가 단독주택 70곳 중 27곳은 건물값이 ‘마이너스’다. 경실련이 2018년 기준 최고가 단독주택 70곳의 공시가격(땅값+건물값)과 공시지가(땅값)를 비교한 결과이다.

▲ 경실련은 11일 “엉터리 과표로 인해 부동산 부자만 세금 특혜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건물값이 1억원이 채 되지 않는 고가주택 또한 7곳이나 된다.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주택 공시가격은 토지와 건물 가격이 합쳐진 가격으로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과세표준(과표)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엉터리 과표로 인해 부동산 부자만 세금 특혜를 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주택의 경우 공시지가는 142억6,100만원(㎡당 876만5,000원)이다. 하지만 공시가격은 142억으로 공시가격보다 공시지가가 높다. 건물값이 마이너스 6,100만원인 셈이다.

또 다른 재벌오너가 소유하고 있는 한남동 주택의 순수 땅값은 118억3,000만원(㎡당 911만4,000원)이지만 땅값과 건물값의 합은 108억원이다. 공시가격이 공시지가보다 10억원 더 낮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과 이태원동 주변에 여러 채의 고가 단독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이중 한 건물의 건축비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시가격에 따른 건물값은 40억원이 채 안된다. 평당(3.3㎡) 건축비로 따지면 500만원 꼴이다.

이는 서민 아파트의 평당 건축비와 유사한 수준이다. 이건희 주택뿐 아니라 재벌들이 소유하고 있는 고가 단독주택은 인테리어 비용으로만 수십억원이 쓰인다. 하지만 정부 조사에 의하면 고가 단독주택 절반은 건물값이 ‘0원’ 이하이다.

경실련은 공시지가 및 공시가격이 시세를 반영하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점을 지속해서 제기해 왔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국토부)는 공시지가 및 공시가격은 재산세, 종부세, 양도세, 상속증여세 등 50가지 이상의 과세기준이 되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말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렇게 중요한 과표 통계가 전혀 정확하지도, 신중하지도 않게 이루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주택조차 건물값이 ‘0원’ 이하라는 비합리적인 통계 결과에서 보듯이 과표 현실화 문제는 반듯이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국토부가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사이 고가 주택과 고가 빌딩을 보유한 부동산 부자와 재벌은 매년 수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세금 특혜를 받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7월 10일 관행혁신위원회 2차 개선권고안을 통해 “공시가격의 현실화율 제고를 위해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 개선방안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국토부의 수장인 김현미 장관 역시 8월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해 “집값이 급등하는 지역의 경우 공시가격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오는 10월부터 시작하는 공시가격 조사에서 올해 상승분을 현실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것이 공동주택(아파트)인지, 재벌빌딩인지, 고가주택인지 불분명하다. 이런 가운데 경실련은 11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한 관료들이 말로만 노력할 것이 아니라 권한 내에서 할 수 있는 개선안에 대해서는 즉시 행동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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