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분석 현대적 재평가

“지성인들이 위(기득권)으로 향하지 않고 아래(민중)로 가야한다는 것이 씨알사상의 핵심이다.”

다산 유영모(1890~1981)과 함석헌(1901~1989) 선생이 생명, 평화, 공공성을 강조하면서 주창한 씨알사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재단법인 ‘씨알’이 창립된 이후 생명의 문화와 상생의 평화를 추구하는 학자, 종교인들이 씨알사상의 전파를 역설한 이후 새로운 대안적 철학으로 씨알사상이 주목받고 있다.

오는 7월 30일에서 8월 5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제22차 세계철학대회에서는 씨알사상이 동서 문명의 만남과 생명평화운동의 새로운 접근으로 다뤄진다. 아시아에서 처음 개최되는 이번 세계철학대회에 씨알사상이 특별 세션으로 다뤄지면서 철학계에서는 현대철학의 계보 속에 두 사람의 사유가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의미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제22차 세계철학대회 '우명모, 함석헌 사상발표'준비 기자간담회가 지난달 26일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룸에서 열렸다.

박재순 씨알사상연구소 소장은 이번 특별 세션에서 20여 명의 연구자들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영모, 함석헌 사상 발표에는 박 소장을 비롯해 유영모 선생 연구로 영국에서 신학 박사학위를 받은 김흡영 강남대 교수, 함석헌 철학을 주체성 철학으로 접근하고 있는 김상봉 전남대 교수, 씨알재단 자문위원인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 정신분석학 입장에서 씨알사상에 접근하고 있는 김해암 코넬대 교수 등이 참가한다.

학계원로인 정대현 이화여대 명예교수, 김경재 한신대 명예 교수 등도 씨알사상의 현대적 의미를 되짚는다.

이기상 한국외대 교수는 “서양의 근대성이 라틴어를 자기나라 말로 사유한 것에서 시작됐듯, 우리의 근대성도 우리말로 철학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최수운, 한용운 선생으로 시작된우리말 철학을 본격화한 철학자가 유영모, 함석헌 선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교수는 “두 분은 기독교, 유교, 불교 등에 대한 종합적인 사유를 통해 중화사상과 서양사상 만남을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철학대회를 전후로 씨알사상의 대중화를 위한 행사들이 연이어 개최된다. 오는 15일에는 씨알생명평화 문화제가 가수 장사익, 테너 임웅균 등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 5월 16일에는 1차 ‘씨알사상 포럼’이 개최된다. 포럼에서는 교토철학포럼의 대표 김태창 박사가 ‘공공성과 민주주의’에 대해 강연하고, 전 산업자원부 장관인 김영호 유한대 학장이 씨알사상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과 한국 경제’를 발표한다.

▲씨알 사상=씨알은 민중을 뜻하며, 씨알사상은 ‘씨알을 섬기는 민주주의’를 강조한 사상이다. 동양의 유.불.도교와 기독교를 접목해 독특한 한국적 사상을 세운 다석 유명모는 종교와 철학의 생활화를 추구했고, 함석헌 선생이 이를 실천했다.

심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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