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영 한양대 교수는 “관계기관의 책임 공방이 정치공방으로 옮겨 갔다. 우리 사회가 비난 게임들을 벌이는 동안 국민들은 헌화를 하면서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을 가졌다”며 “하지만 문화재 관리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 논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2, 제3의 숭례문은 계속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긴급토론 ‘숭례문, 한국사회에 말을 걸다’가 지난달 28일 문화우리와 참여연대 참여사회연구소 주최로 열렸다.
 |
| 지난달 28일 문화우리와 참여연대 참여사회연구소 주최로 '숭례문, 한국사회에 말을 걸다' 긴급토론회가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렸다. |
기조발제에서 양윤식 한얼문화유산연구원장은 숭례문 화재로 무너진 믿음과 상식이 복원돼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양 원장은 “3년 후 숭례문 누각이 장막을 벗고 산뜻한 모습을 드러낸다고 해도 숭례문의 문화재적 가치와 숭례문의 인식이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며 “숭례문은 국보 1호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복원되는 것이 아니다. 복원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 국민들이 채워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발제에서 홍성태 상지대 교수는 이번 화재가 개발-투기-부패의 악순환 구조로 확장되는 ‘한국형 위험사회’의 위험한 신호라고 진단했다. 홍 교수는 “숭례문이 소실은 더욱 무서운 문화 대파괴의 불길한 징조일 수 있다”며 “문화재를 우습게 여기는 천박한 개발주의, 우리 문화를 하찮게 여기는 식민주의를 척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태안의 불행에는 재벌, 이천 외국인 노동자 화재사건의 불행에는 중소기업, 숭례문의 비극에는 토건국가가 자리 잡고 있다”며 “문화와 생태를 공존하는 ‘진정한 선진화’를 추구하지 않는다면, 자연의 파괴, 인명의 살상, 역사의 소실이라는 고통은 계속 체계적으로 생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숭례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현재 조잡하게 진행되고 있는 서울성곽 복원의 정상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조민재 동아시아문화기획 대표는 “성문은 성곽이 존재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숭례문과 서울 성곽을 따로 떼어 놓을 수 없다”며 “숭례문 복원 논의에서 이러한 논의들이 나오지 않은 것이 아쉽다, 2002년부터 서울성곽을 복원하기로 결정돼 일부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중요성에 대한 합의나 내용의 확산 없이 진행돼 조잡한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재훈 기자
심재훈 @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민주당, 사하갑 이성권·이갑준 ‘부정선거 혐의’ 고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