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유치원 확대·사립유치원의 법인화·누리과정 지원금 보조금 전환 바람직

보육·요양 등 사회서비스 영역의 공공성 확대와 사유화된 민간시설 점검 계기돼야

당정이 25일 당정협의를 개최하고, 비리유치원 문제 해결을 위한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을 확정·발표한 가운데 시민단체가 이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과 함께 25일 유치원 공공성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이날 당정협의 내용을 국공립유치원 40% 조기달성과 공립유치원의 신설 원칙 확립을 포함한 국공립 유치원 확대 방안, 에듀파인 시스템 도입, 예산 목적외 사용에 대한 처벌 강화 등 관리·감독 강화 방안, 학부모의 참여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안은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어 시민단체는 실질적인 유아교육의 공공성 강화가 이뤄지도록 미흡한 부분에 대한 계획을 추가하고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이와관련 26일 논평을 내어 “비리유치원 문제의 핵심은 재정지원만 한 채 공적 유아교육에 대한 국가책임을 소홀히 한 나머지 그동안 개인이 유치원을 자유롭게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사유재산처럼 운영하는 것을 방치한 점에 있다”며 “이제 누리과정을 포함한 유치원 교육을 영리적 동기를 배제한 공교육제도로 편입해 국가가 책임지는 체제를 정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국공립유치원에 대한 학부모들의 요구는 높았지만 국공립유치원 재원 아동의 비율은 25% 정도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따라서 내년 안에 1천 개 학급을 신설, 재원수 기준 국공립유치원 40%를 조기달성하겠다는 발표는 지속적인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정부가 폐원 유치원 등을 매입 또는 장기임대해 공립유치원을 확보하겠다는 방안은 사립유치원들과의 협의가 잘 진행될지 의문이며 자칫 퇴출되어야 할 비리유치원에게 보상을 통한 퇴로를 열어주지 않을지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기존 사립유치원의 학교법인화를 유도하고 개인 신규유치원 설립을 제한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현행 유아교육법상 개인의 설립인가를 제한할 관련 근거규정이 없어 즉각적인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립유치원에 막대한 국고가 지원되는 상황에서 사립을 포함한 유치원의 공교육제도로의 편입은 당연한 국가의 책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따라서 감사결과 공개와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도입, 예산 목적외 사용에 대한 처벌 강화 등 관리·감독 강화와 에듀파인 등 국가 회계관리 시스템의 도입은 반드시 필요한 과제이며 관련 제도의 개선도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사립유치원 설립자 요건 강화, 셀프 징계를 방지하기 위해 학교법인 설립 유치원의 이사장과 원장 겸임 금지 등도 필요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공시를 내실화하고 학부모가 참여하는 사립유치원 운영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해 설립자의 독단적 운영을 견제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향도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다만 공립유치원 운영위원회가 심의기능까지 있는 것에 비해 사립유치원 운영위원회의 역할을 여전히 자문에 한정한 것은 아쉽다는 평가다. 공공성의 핵심인 참여와 민주적 운영을 담보하고 더욱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되려면 사립유치원 운영위원회에게도 심의의 역할과 권한을 부여해야 할 것이라는 조언이다.

학부모에게 바우처로 지급해 국가가 통제하지 못했던 누리과정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시민단체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던 사안이다. 그러나 보조금의 용도와 목적이 정확하게 지정돼 더 이상의 보조금 유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후속대책이 필요하다.

참여연대는 “이와 같은 공적 관리 수단을 확보함과 아울러 유치원에 대한 공공관리 시스템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며 “현재의 일선 유치원 담당 부서 인력으로는 정기 감사조차 전혀 이루어질 수 없을 정도로 공공관리체계가 구축되어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우선 광역 단위의 교육청 및 산하 교육지원청의 유치원 교육 담당 관리부서 인원을 대폭 확대해 공공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시민단체는 “비리유치원 문제 폭로 이후 어린이집, 요양시설 등 국가의 재원으로 운영하는 복지서비스의 문제들도 지속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비리유치원에 대한 대책과 보육, 요양 등 사회서비스 전반에 대한 공공성 확대와 사유화된 민간시설에 대한 대책도 추진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했다.

설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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