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환경당국 늑장 대응 비난

【대구】낙동강 수계 페놀 유입 사건으로 방재정책에 대한 전면 검토 여론과 함께 환경당국의 늑장 대응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페놀과 함께 포르말린도 낙동강 수계에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지난 1일 김천 소재 코오롱 유화 공장 화재 폭발사고 후 포르말린이 페놀과 함께 낙동강 수계로 유입됐음을 확인했다고 5일 발표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낙동강 수계 포르말린 유입과 관련, 대구환경청이 뒤늦게 이를 시인하자 환경당국의 늑장대응을 비난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또 코오롱 유화측도 환경청의 발표 후 정확한 수량을 확인할 수 없지만, 포르말린이 낙동강 수계로 흘러들어갔다고 밝혔다.

환경청은 이와관련 “지난 1일 화재사건 당시 폭발한 1t 용량의 캡쳐 탱크에 물을 포함한 최대 800kg 가량의 용액이 담겨있었는데 이 중 페놀이 5~6%가량이었으며, 포르말린은 3%가량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당국의 이같은 발표는 사고 직후 일부 언론이 제기한 ‘포르말린 유입 의혹’에 대해 시종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뒤늦게 시인한 것이어서 늑장 대응에 대한 비난과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구지방환경청은 지난 1일 코오롱 유화 폭발사고가 발생한지 14시간이 지난 오후 6시경부터 7시까지 사고 지점 하류지역인 대광천, 선주교 일대와 구미광역취수장 등 3개소에 대해 조사를 한 뒤 포르말린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반해 같은 날 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이 구미광역취수장 상류지역 5개소를 조사한 결과 이중 1개소에서 0.014ppm의 포르말린이 검출됐다고 밝혀 환경당국의 조사 결과에 대한 의혹이 증폭됐다.

이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환경청은 사고 발생 나흘 뒤인 4일, 뒤늦게 극소량의 포르말린이 낙동강에 유입됐음을 확인했다고 시인했다.

대구환경련, 대구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5일 성명을 발표하고 “대구지방환경청이 유속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결국 시료 채취 시점을 놓쳤다”고 지적하고 “또 수질검사도 단 한 차례만 실시해 수돗물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을 증폭시켰다”며 환경당국의 안일한 대응을 비난했다.

또 이들 시민단체는 “포르말린이 기화성이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식의 환경당국의 사고방식이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낙동강 수계로 유입된 포르말린의 양이 많고 적음을 떠나 신속하게 대응치 못한데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시민단체는 환경당국과 지자체의 사고 정황에 대한 비공개 입장도 지적했다.

환경련은 “이번 사건이 일어난 후 대구광역시, 대구지방환경청, 대구상수도사업본부 어느 홈페이지에도 이 사건에 대한 자세한 경위와 현재 상황을 알려주는 곳이 없다”고 밝히고 “행정당국에서는 시민들에게 지나친 불안감을 주지 않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이런 사안이 생길 때 더 적극적으로 사건을 알리고, 향후 계획까지 공지를 한다면 시민들의 수돗물에 대한 불신, 행정당국에 대한 불신은 완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효선 기자

남효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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