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법조·법학자, 법률가모임 구성 대응

이명박 정부의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강행될 경우 운하 백지화를 위해 헌법소원을 비롯한 법정 투쟁이 전개된다.

녹색연합 환경소송센터, 민변환경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생태지평, 환경운동연합 환경법률센터 소속 변호사와 법학자들은 지난 6일 서울 서초동 민변 회의실에서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하는 법률가 모임’(법률가모임)을 구성하고 법적 대응에 나설 것임을 선언했다.

이번 서명에는 조국(서울대 법학과)·한상희(건국대 법학과) 교수를 포함한 전국의 법학 교수 76명과 이덕우·조성오 변호사를 비롯한 변호사 80명 등 총 156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향후 정부의 특별법 제정과 공사 강행에 맞서 헌법소원과 행정소송, 공사중지 가처분신청 등을 준비중이어서 새만금 소송 이후 최대의 환경법률소송이 전개될 전망이다.

조성오 민변 환경위원장은 모임 구성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부터 추진해온 한반도 대운하 사업에 대해 우려의 시선으로 지켜봐왔다. 한반도 대운하가 21세기 이 시점에서 과연 필요한 사업인지 판단받아야 하지만 추진세력들은 최소한의 국민 검증조차 하지않은 채 특별법이라는 법률만능주의로 추진하려하고 있다”며 “환경을 보전하는 것은 국가만이 아니라 국민의 의무이기도 하다. 우리 법률가들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운하의 법률적 문제점을 사전에 규명하고 사업을 철회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운하 사업은 헌법과 생태·환경 법률은 물론 국민의 생명권·생존권·환경권을 전면 무시하고 있으며 물과 물길의 관리에 대한 국제 규범에도 역행한다”며 “대운하 사업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대운하 사업의 위헌성과 관련해 이들은 “우리 헌법은 9조에서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지키고 발전시켜가는 것이 국가의 의무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며 “대운하는 예정지의 무수한 문화재와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의 역사를 지우고 한민족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뽑아버리는 초헌법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또 “운하 주변지역의 농업파탄으로 인한 농업종사자와 농업생산물에 의존해야 하는 국민들의 생존권을 위협, 대운하사업의 부정적 영향으로 발생할 홍수와 자연재해는 국민 생명권을 침해, 한강과 낙동강의 식수원 오염으로 인해 ‘안전한 식수를 이용할 권리’를 침해한다”며 “결국 운하사업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국민들의 기본권을 그 근본에서부터 파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대운하 사업이 민간자본으로 추진한다는 것과 관련해서도 “헌법 9장의 ‘경제’ 부문을 사실상 폐지하는 위작적 헌법개정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법률가모임'은 “국토와 자연환경, 문화를 담보로 특정기업에게 과도한 개발 특혜를 주고 국공유재산에 대한 처분권을 모두 시장에 넘긴다는 것은 국가의 의무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특별법으로 대운하사업시행자에게 국공유재산에 대한 무제한 개발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국민의 공유재산을 개인과 기업들에게 봉토로 할양하는 신봉건주의적 작태”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법률가모임은 4월 총선 이후 특별법 국회통과를 시도할 6월 경 특별법 헌법소원을 낼 계획이다. 또 전국의 대학교수와 법률가들의 참여를 유도해 운하건설계획과 운하특별법이 현행 법률과 상충되는 법률 목록을 작성해 개별 행정소송으로 대응하는 한편 공사를 강행할 경우 공사중지가처분 소송도 계획 중이다. 또 독일 운하와 관련해 활동해왔던 독일의 운하전문 법률가를 초청해 국제 심포지움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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