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2008년 총선은 신문과 방송 모두 보도량이 적은 편이다. 선거보도는 공정성과 다양한 정보제공도 중요하지만, 많은 국민들이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활발한 선거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 역할도 크다. 하지만 2008년 총선은 공천 일정 자체가 늦어진다는 외부적인 문제도 있지만, 언론사들이 총선보도에 적극적으로 나서 선거를 국민들의 축제의 장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여전히 경마식 보도
그나마 지금까지 나온 선거보도들은 대부분 공천관련 보도들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공천심사에 대한 ‘정당 따라다니기’에 가깝거나 정당발표를 ‘받아쓰기’ 하는 수준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새 정부 초기라는 점에서 선거의 핵심이 안정이냐 견제냐의 논리가 우선되면서, 정책공약은 실종된 것이나 다름없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총선미디어연대는 언론사에 동정 따라다니기식 선거보도를 줄이고 정책에 관한 심층보도를 늘려 달라고 제안한 바 있으나, 그 요구가 무색하게 신문과 방송은 정책관련 보도는 한 꼭지도 없었다. 또한 공약관련 보도라도 공천에 대한 국민의 요구나 바람직한 공천이 무엇인가에 대한 언론사의 진단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으며 정당관련 동정기사 수준에 그쳐 있었다.
‘텃밭’이나 ‘충청도 바람’ 등 지역주의를 고착화시키는 표현이나 유권자의 선거에 대한 혐오감과 불신을 부추길 우려가 있는 표현도 여전히 지적되었다. 특히 불법선거운동이나 부정적 선거관행에 대한 보도는 유권자들이 유사한 경우를 당했을 때 그것이 선거법에 위반되니 신고를 해야 한다는 등의 구체적이고 상세한 보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저 부정적 선거운동 관행이 여전하다는 식으로만 보도할 경우, 유권자들의 선거에 대한 혐오감과 부정적 인식만을 키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지역주의 고착화 표현도
한편 3월 3일부터 9일까지 조선, 중앙, 경향, 한겨레, MBC, SBS가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보도를 실었다. 대부분 언론사들이 여론조사 기본정보에 대한 제공은 충실히 했지만, 아직까지도 설문내용과 설문순서, 조사결과 전문 등을 충실히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데는 소홀했다. 여론조사 보도에 있어서도 아직은 대부분 지지율 중심의 보도일 뿐 정책관련 여론조사는 여전히 부족했다. 무엇보다 여론조사 보도들은 대부분 지지율 차이를 드러내는 전형적인 경마식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7대 총선은 경선을 통해 유권자들이 참여하고 선거 붐을 일으킬 수 있었던 반면에 이번 선거에는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아 정당들의 목소리만 일방적으로 전달받을 수밖에 없어 유권자들이 소외받을 우려가 있다.
유권자는 정책보도 원한다
정책보도는 단순히 정당과 정치인이 정책을 발표할 때 이를 앵무새처럼 전달하는 보도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선거는 고도의 정치행위이며, 정치는 국민의 삶과 직결된 많은 문제와 연결되어있다. 언론은 보다 적극적으로 총선관련 정책을 선거 쟁점화하고, 정당과 각 후보자들에게 책임 있는 공약을 요구하고 이를 정확하게 국민에게 알려야 할 것이다.
김언경 총선미디어연대·민언련 협동사무처장
김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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