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4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긴급회동을 열어 공직선거법과 공수처법 등 다른 개혁 법안들을 패스트트랙에 올리기로 합의하면서 애초 논의되었던 국정원 개혁법을 제외하기로 한데 대해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대공수사권 이관에 미온적인 바른미래당을 고려해 더불어민주당이 양보안을 내놓은 것이라 스스로 밝히고 있어서 비판이 거세다.

민들레-국가폭력피해자와 함께하는 사람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진보연대 등 국정원감시네트워크는 더불어민주당이 권력기관 개혁을 위해 국정원 개혁 입법이 중요하다 밝혀왔지만, 정작 중요한 협상국면에서 국정원법 개정을 협상카드로 활용하고 후순위로 넘긴 것을 지적하고 있다. 국정원법 개정은 공수처법 제정만큼 권력기관 개혁에서 중요한 의제로 후순위로 취급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국정원감시네트워크는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이관하는 내용을 포함한 국정원 개혁법을 2018년 내에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대통령 공약으로 제시되었고, 개혁 대상인 국정원도 반대하지 않는 개혁법안조차 정권 교체가 이뤄진지 2년이 다 되도록 통과시키지 못하는 무능을 드러냈을 뿐이다. 이번 개혁입법 정국에서 조차 국정원법 개정을 협상카드 정도로 취급하는 더불어민주당은 각성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국정원이 수사권 등 자신들의 권한을 남용해 저지른 불법행위들이 상세히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수사권 이관에 미온적인 바른미래당의 태도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국정원감시네트워크는 "국정원의 수사권 이관은 국정원을 순수한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바른미래당은 국정원의 수사권 이관에 반대해 국정원 개혁에 발목을 잡아선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정원 개혁을 권력자의 선한 의지에만 맡겨두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정원감시네트워크는 "국정원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국회에 제출되어 계류되어 있는 국정원법 개정안만 벌써 14개에 달한다"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정당은 정보위원회를 열어 계류된 법안들을 심사해 하루라도 빨리 국정원 개혁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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