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미디어연대는 이처럼 정부와 한나라당이 애써 감추고 있지만 총선 이후 강력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정책과 공약을 중심으로 언론 보도를 감시하고 있다.
애써 감추려는 진실
우선 의료보험 민영화 문제를 보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완화하겠다고 했고, 기획재정부도 영리의료법인 도입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질병 정보를 민간보험회사와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민간의료 보험 활성화를 통해 건강보험재정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험사끼리 경쟁하게 되면 진료비가 낮아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건강보험 재정도 안정될 수 있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이는 국가의 의무를 포기하는 것이며 서민 건강권이 박탈당할 우려가 크다.
이런 방침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서는 반대서명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졌고, 시민단체에서도 이명박 정부의 의료 정책에 항의를 표했다. 이러한 반응에 새 정부의 이른바 ‘의료산업 선진화 방안’은 슬며시 꼬리를 감추었으며 보건복지가족부의 업무보고에서도 언급되지 않았다.하지만 많은 이들은 이명박 정부가 총선이후 본격적으로 ‘국민의료권 박탈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료권 박탈 정책?
이처럼 주요한 사안에 대해 방송사는 매우 소극적으로 보도했다. 그나마 MBC가 4꼭지로 민영의료보험이 무엇이며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잘 지적했다. MBC ‘실속 없는 보험’(3.26)은 정책 점검 연속기획으로 ‘현 정부가 환자의 부담을 덜고 의료 산업을 발전시킨다며 민영의료보험 활성화를 내걸었지만 민영 보험사들은 건강 보험과 달리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에 공보험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KBS는 3꼭지에서 정치권의 발언들을 언급하거나 논란 형식의 보도로 다루는 데 그쳤으며, SBS는 1꼭지에서 짧은 언급이 있었을 뿐이다.
대운하와 교육제도 변화 역시 의료보험 민영화와 비슷하게 흘러오고 있다. 한나라당이 이런 정책들을 총선에서 제외시킨 데는 국민들의 반대여론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실제 추진할 계획이면서도 정략적 계산 때문에 총선 공약에서 빼는 것은 ‘사기’ 행각이나 다름없다. 국민을 섬기기보다는 노리개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대국민 ‘사기’에 가깝다
정당은 총선에서 정책을 구체적이고 떳떳하게 공개하고 검증받아야 한다. 언론 역시 이런 문제를 적극적으로 의제화해 유권자가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정보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에 대해 책임 있는 정책 수립과 공개를 요구하고 이를 보도해야 한다. 만약 그 책임을 소홀히 한다면 언론은 반민중적, 반환경적 정책을 묵인하고 동조했다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고차원 2008총선미디어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장
고차원 2008총선미디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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