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의원 선거날이 다가왔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처음 치루는 총선인 만큼 쟁점과 논란이 뜨겁다. 여당은 안정론을, 야당은 견제론을 내세우면 유권자들에게 한 표 한 표를 호소했다. 하지만 정책없는 선거는 여전하다. 무엇을 들고 유권자의 손을 잡는지 도통 이해하기 어렵다. 부패와 무능, 그리고 한 유력 후보는 성희롱 추태까지 보인다. 시민사회가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참여연대는 지난 1일부터 18대 총선에서 유권자가 알아야 할 후보 정보를 발표하고 있다. 이번 총선이 후보와 공약에 대한 평가는 없고 정치공학적인 공방만 난무하는 상황이고 보니 총선에서 유권자가 출마자의 자질과 도덕성, 현역 출마자의 의정활동 등을 판단할 수 있도록 기초자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형이 확정된 후보와 정치자금법 위반,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재판 중인 후보, 사법처리를 받지 않았지만 비리혐의에 연루되어 분명한 소명이 필요한 후보 등이 이미 발표되었다.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도 문제가 있는 총선후보 명단을 공개했다. 후보들에 대한 정책공약 검증을 통해 기대 이하라는 성적표도 발표했다. 시민연대는 각 정당과 무소속 후보 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을 보면, 상당수 후보들이 민생을 외면하고 복지·교육정책에 대한 깊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일자리 창출의 경우도 실현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들어 낙제점을 받았다. 경실련도 각 정당의 공약 자료집을 입수해, 유권자들의 관심이 큰 민생분야 관련 내용을 추출해 평가했는데, 정강별로 소요예산과 재정조달 방안 등 재정대책을 나타내지 않은 부실 공약이 많았고 실현 불가능하고 숫자놀음에 불과한 목표치 제시했으며 선심성 퍼주기식 공약 남발도 여전해 그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민단체의 이러한 활동에 대해 논란을 부추기고 있지만 유권자 측면에서 보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래서 더 많은 시민단체가 이러한 노력을 기울여야 된다는 것도 말하고 싶다. 특히 참여연대와 지역단체의 명단 공개 후보들에 대해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사실상 낙선운동을 선언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운동은 분명 총선에 임하는 후보자들의 책임이다. 지난 시기 총선에서의 낙천낙선운동은 무엇인가.

지난 2000년 총선에서 총선시민연대가 부패하고 무능한 후보들에 대한 낙선운동을 전개해당시 시민의 힘을 보지 않았던가. 선거결과 지역감정에 따른 대결구도가 약한 지역들에서는 적지 않은 낙선 후보들이 실제로 낙선됐다. 당시 총선시민연대는 부패무능 정치인 낙선운동 지지와 시민단체 낙선운동 합법화를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시민들과 함께 부패, 무능 정치인 유권자가 심판하자, 야합정치, 낡은 정치 국민의 힘으로 몰아내자 등의 구호를 내걸고 낙천운동을 시작했다. 총선시민연대는 낙선대상자 86명을 발표하고 전략적 관점에서 22개 집중낙선대상 선정해 일대일 낙선운동을 전개했다. 또한 전국적 차원에서 국민과 함 하는 유권자 중심의 낙선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부패와 무능, 그리고 역사적으로 폐기되어야 할 낡은 제도와 세력은 이제 묵랑이 되어야 한다. 후진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지역주의를 과감히 도려내는 것도 한국 정치문제의 핵심이다. 정치ㆍ사회적 대안을 제시하는 세력이 없어서 낙선운동이 전개된다면 이 또한 불행이다. 네가티브함을 벗고 포지티브함을 지향하는 선거를 해야 한다. 그래야 선거일이 유권자축제의 장이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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