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어떻게 됐나?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토론회 개최 양병철 기자l승인2019.05.0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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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지식인선언네트워크,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참여사회연구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공동주최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어떻게 되었나?> 토론회가 열렸다. 문재인 정부 2년을 진단하고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는 취지다.

이날 기조발제를 맡은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전 청와대 경제수석, 지식인선언네트워크 공동대표)는 ‘문재인 정부 2년 평가와 앞으로의 과제’를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정부이자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계승하는 정부이며, 경제위기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정부라고 먼저 이 정부의 사회경제사적 의의를 밝혔다.

▲ 문재인 정부 2년을 진단하고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는 취지로 2일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어떻게 되었나?>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경실련>

김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은 임기 초부터 추진되었으나 임기 2년째에 좌초됐다”며 “청와대의 경제수석이나 기재부 등의 경제부처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동의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공정경제에 대해서는 “행정부의 힘만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쉽고도 효과가 큰 과제라며, 정부는 재벌의 압력에서 벗어나 국민 다수를 위한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야 한다”고 했다.

최저임금을 인상하여 저임금노동자를 배려하고 주52시간제를 시행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는 자회사를 통한 고용으로 본래의 취지가 퇴색되었으며 아직도 정규직과의 임금격차가 존재하고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에도 훼손된다”고 비판했다.

ILO 핵심협약 비준·탄력근로제 단위기간 3개월로 환원·무노조 재벌과 노동자탄압 재벌에 대한 철저한 수사·노동정책 수립과정에 세습재벌 배제·여성노동에 대한 차별 대폭 축소 등의 노동과제 또한 제시했다. 부동산정책에 대해서는 토지 공시지가와 주택 공시가격을 인상했으나 시가 대비 현실화율이 여전히 미흡한 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역균형 개발·재벌 투기용 부동산 강제매각·재건축과 재개발 전면 중단·부동산 과세표준 100% 현실화 등의 과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농업·농촌정책에 대해서는 쌀값이 작년에 비해 올랐지만 2012~2013년 수준이고 농민 이농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식량자급률도 낮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서는 “대통령 직속 농어업 농어촌특별위원회 설치 및 성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인사정책에 대해서는 “재벌권력에 포획되었는지 여부를 선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되풀이되었던 금융위기가 재발하여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금융개혁이 긴요하며,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을 1%로 늘리고 소득세와 법인세의 최고세율을 더 높이는 등의 조세개혁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혁신적 포용국가라는 목표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며 “재벌개혁·부동산 투기근절로 공정경제를 확립해야 양극화가 해소되어 혁신과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고 했다. 혁신성장이라는 미명하에 기회가 더욱 불평등해지고 그 결과 또한 정의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말로 발제를 마무리했다.

첫번째 발표를 맡은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경실련 정책위원장)는 ‘문재인 정부 재벌정책 2년 평가’에 대해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재벌개혁 공약을 이야기하며, 공약 자체도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었으나 이마저도 입법의 어려움을 이유로 사실상 재벌개혁은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상법개정안보다 효과적인 비지배주주 다수결 규칙을 거래소 상장규칙에 도입할수 있고, 보험업법 감독규제 개정을 통해 금융통합감독법 입법을 유도하는 등의 대통령 권한으로 시작할 수 있는 개혁은 방기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2018년 지방선거 이후로 친재벌 정책을 오히려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라고도 했다.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에 대해서는 “재벌개혁을 포기한다는 선언을 하는 개편안이며, 지주회사 지정제도와 출자단계 개선이 빠졌고 해외계열사는 사익편위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실효성 또한 의문”이라고 평했다.

박상인 교수는 “경제구조개혁 없이는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도 불가능하다”며 “혁신성장 정책 또한 발굴·육성과 금융지원 정책에만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벌 세습은 오너 리스크를 강화시킬 뿐 아니라 새로운 도전기업의 시장 진입과 벤처캐피탈의 성장을 더 어렵게 할 뿐이라며 재벌체제의 한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또 “혁신과 포용적 성장을 위한 공정경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양극화를 해소하면서 경제적 생애주기를 복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노동·재정·복지개혁 또한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한계 산업에 대해 노사정 합의를 통한 한시적 산업 구조조정 정책과 사회안전망 확충·스마트한 SOC사업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동시에 적극적인 재분배정책 시행을 주문했다.

박 교수는 경제력 집중을 해소하기 위한 기업집단 출자 규제, 지배주주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MoM(Majority of Minority) 규칙 도입과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안착, 갑을문제 해소를 위한 가맹사업자 단체협약 권리 보장과 하도급사업자 단가후려치기 문제에 대해 공정거래법상의 수요독점 규제 적용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마지막으로 “시행령이나 지침 개정을 통해 재벌개혁의 물꼬를 터야 하며, 재벌개혁에 대한 구체적 어젠더와 일정을 총선공약으로 제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번째로 발표를 진행한 황선웅 부경대 교수는 ‘소득주도성장과 산업 생태계 혁신: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이 지난 현재 정책 성과와 개혁의지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며 “비전·전략과 경제정책방향 간의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불평등과 성장에 관한 지난 20년 동안의 이론적·실증적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불평등이 혁신성장을 저해한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집권 초기에는 정책방향 간 유기적 연관성이 높았고 유의미한 개혁조치가 추진되었으나 경기침체 등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고 정책기획 및 추진력의 한계를 보였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는 산업, 노동 등의 제도개혁 속도가 둔화되는 가운데 대선공약 포기 및 과거 기조로의 회귀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단기 경제성장률과 고용실적 등을 기준으로 분배구조개선 정책의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이야기하며, “통화·재정정책 등으로 경기침체에 적극 대응하며 중소기업 생산성 제고 및 소득불평등 해소를 위한 전방위적 제도개선의 추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실행가능성이 높고 파급효과가 큰 정책부터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실업급여와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사회복지지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GDP 대비 공공사회복지지출 비율은 여전히 OECD 최하위 수준이고 사회복지·안전망 제고를 위한 일자리 확대와 질 개선실적이 미흡하다”며 고용센터의 역할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집권 초반 주요하게 제시되었던 노동존중사회 전략은 2018년 경제정책방향부터 일자리 창출 일부 전략을 제외하고는 주요 전략 목록에서 사라졌다”며 “노동기본권의 확장, 노동소득분배율 제고, 노동자 간 격차 해소 없이 복지정책과 산업정책만으로 불평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2018년 사업체 규모별 수익성 및 임금격차 분석 자료를 설명하며 “대·중소기업 간 수익성 격차와 기업별로 파편화된 임금결정 체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최저임금 인상으로도 기업규모별 임금격차를 축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사회복지부문 지출규모와 일자리 확대 및 일자리 질 개선, 부동산가격 안정, 소득불평등 해소를 위한 국가 차원 중장기 정책목표와 종합계획 수립의 필요, 고용형태와 기업규모별 임금격차 해소 목적 연대임금활동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 등의 정책을 제안하며 발표를 끝마쳤다.

마지막 발표자인 김남근 변호사(경제민주화네트워크 정책위원장)는 ‘중소상공인과 함께하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경제’라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먼저 임금주도성장의 세계적 흐름과 이를 보완해 수용한 한국의 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독과점 체제에서 중소기업들이 재벌대기업의 하청구조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며, 재벌대기업의 자금동원력이 절대적 우위를 점해 신산업에도 손쉽게 진출이 가능해 신산업 분야일수록 재벌중심의 독과점체제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가계소득 정체와 내수경제 위축 원인에도 대·중소기업의 격차가 주요 원인이라며, 기존의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단체들과의 상생협약, 동반성장 협약 등의 집단교섭을 통해 재벌대기업의 무분별한 영역확장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소득주도성장을 위해서는 최저임금인상, 정규직화 등의 노동정책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하도급·가맹·대리점 사이의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고 중소기업단체들이 대기업과 이익공유제와 같은 동반성장 교섭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정경쟁정책과 상생정책이 수반되어야 하며, 여기에는 교섭구조가 만들어져야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속적인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저임금 구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저임금구조 고착화에 책임이 있는 대기업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그 부담을 나누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최저임금인상과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기업본사가 일방적으로 정해 온 납품대금, 가맹수수료, 물류비용 등을 대등한 상생교섭을 통하여 정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도 설명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납품대금 조정제도, 보복조치에 대한 처벌강화와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등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갑질 등과 같은 불공정행위의 근절과 가맹점·대리점·중소기업 단체의 교섭력 강화, 그리고 대기업의 보다 제도화된 상생방안을 전제로 한 자발적 상생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격차해소를 위한 소득주도성장과 상생경제를 언급하며, 편의점 업계에는 최저수익보장제와 희망퇴직, 외식업 프랜차이즈 분야에는 물류구매협동조합 설립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자영업자의 부담완화를 위해서는 카드수수료 부담완화 정책과 임대료 부담완화 정책, 재벌대기업의 중소상공인 적합업종과 골목상권 진출 규제를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재벌과 대기업 중심의 산업정책을 벗어나 중소상공인이 함께하는 산업정책이 필요하며 ▲소득주도성장과 혁신경제를 뒷받침할 갑을개혁의 속도를 내야하고 ▲공정경제 확립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한편 이병천 강원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주상영 건국대 교수, 김용진 서강대 교수가 패널토론자로 참석해 앞선 발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정부 개혁에 대한 평가 및 앞으로의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양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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