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우려 ‘굴욕 개방’

미 쇠고기 빠르면 다음달 수입 이향미l승인2008.04.2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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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건강권 외면한 정치적 협상 결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완화로 빠르면 5월 중순부터 ‘뼈있는 쇠고기’가 들어온다. 미국이 동물성 사료금지 조치를 강화할 경우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도 전면 수입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8일간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을 위한 한미 양국간 고위급 협의 결과 이같은 내용의 합의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협상결과는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및 한미FTA 연내 비준과의 연관성이 짙게 묻어있다는 의혹까지 나와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농수산부는 지난 18일 “1단계로 30개월 미만 소에서 생산된 갈비 등 뼈 포함 쇠고기 수입을 허용하고, 2단계로 국제수역사무국(OIE)이 광우병 교차오염 방지를 위해 권고한 강화된 사료조치를 공포할 경우 30개월 이상의 소에서 생산된 쇠고기도 수입을 허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농수산부는 “이번 협상결과는 20일 동안 입법예고를 거쳐 다음달 중순 새로운 위생조건에 따라 수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수입조건 완화는 그동안 광우병 위험으로 수입이 금지됐던 부위가 포함됐을 뿐만아니라 30개월 이상의 연령제한 조치조차 지켜지지 않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뼈있는 쇠고기 수입은 뼈를 고아먹는 식습관을 가진 한국 사람들의 경우 더욱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갈비뼈의 경우도 도축과정에서 광우병 위험물질인 배근신경절이나 등뼈가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30개월령 제한 조치는 아직까지 일본, 중국, 홍콩 등 어떤 아시아 국가에서도 받아들이지 않은 조건이다. 지금까지 99% 이상의 광우병이 30개월령 이상의 소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동물성 사료금지 조치가 강화된다면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도 허용하겠다는 방침’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크다. 임지애 환경연합 정책실 국장은 “캐나다의 경우 지난해 동물성사료금지조치를 강화해 시행하고 있지만 불과 한달전에도 광우병이 발병했다. 미국의 경우 현재 허술한 시스템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고, 수입재개 이후에도 수입위생조건을 수없이 위반해왔다”며 “동물성 사료금지 조치 강화는 미국 정부의 발표만으론 신뢰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에 시민사회단체와 농민단체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은 18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이번 협상은 결국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 완화 협상’으로 정부가 국민건강을 포기 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들은 “지금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이 그 어느 때보다 의심되는 시점”이라며 “지난 10일 광우병에 감염된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한 여성이 '인간광우병‘(변종 크로이트펠트-야코브병, vCJD) 증상을 보이며 사망했고, 지난 2월 미국캘리포니아 주에서는 광우병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병들어 주저앉는 증상을 보이는 젖소를 도축한 사실이 발견돼 사상 최대의 쇠고기 리콜사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 버지니아 주에서는 22세 여성이 인간광우병 증상으로 사망해 보건당국이 확진에 나섰다. 또 대규모 리콜 사태 후 미 농무부 감사관은 미국 내 도축장 18곳을 감사한 결과 4군데에서 지침 위반 사실을 적발했다.

환경운동연합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협상 타결은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과 한미FTA 비준의지와 맞물려 타결된 것”이라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정치적 협상의 도구로 전락시킨, 정부의 기본 의무를 외면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민변은 이날 농림수산식품부를 상대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 개정하기 위해 작성된 양국의 합의문 영문본, 한글본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이향미 기자

이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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