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민심 동향이 심상치 않다. 우선 정권 초반기에 높은 국정운영 지지도가 기록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벌써 40%대로 떨어졌다. 또한 인수위의 영어몰입교육, 내각인사파동, 공천갈등, 한반도대운하 추진 논란, 미국 쇠고기 수입 파동, 청와대수석 재산파동 등 이명박 정부의 사안사 안마다 불만과 비판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미국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인터넷상의 여론이 거의 ‘사이버 민란’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제 겨우 2개월을 조금 넘긴 새 정부의 출범을 감안할 때 현재로서 새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기대는 상당 정도 남아 있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민심은 크게 동요하고 있는 것이다. 왜 이런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건설회사형 CEO 리더십

우선 지난 대선에서 ‘경제 살리기’를 내세워 당선되었던 이명박 대통령은 정권 초기부터 시장 개방과 친기업적인 행보에 여념이 없었다. 경제 활성화의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는 이 같은 경제 활성화의 추진에 있어 대통령 특유의 리더십 스타일이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즉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은 그의 과거 경력과도 관련이 있는, 일종의 ‘건설회사형 CEO 리더십’으로 지칭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이 다수의 문제점들을 낳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건설회사’ 스타일이란 정해진 공기 내에 작업을 마치기 위해 요구되는 강력하고도 집중적인 추진력을 의미한다. 또한 ‘CEO’ 스타일은 기업의 이익 증대를 위해 조직 전체의 효율성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함을 의미한다. 즉 목표 달성을 위해 최고의 효율성으로 단기간 내에 가시적 성과를 내고자 하는 리더십 스타일이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인 것이다.

건설회사형 CEO 리더십은 기업, 특히 말 그대로 건설회사 경영에는 적절할지 모른다. 그러나 한 나라의 국정운영에 그것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매우 의문이다.

첫째 건설회사형 CEO 리더십은 매우 편중된 목표만을 추구한다. 따라서 종합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국정운영의 많은 문제들이 그 목표에만 조율된 단순한 기준에 의해 검토되는 결과를 낳는다. 현재 국정운영의 많은 사안들이 경제적 차원의 매우 단순화된 관점에서만 검토되고 있다. 이를테면, 교육정책은 개인의 인성 발달, 능력 개발, 인재 양성, 교육 격차 등 다양한 차원에서 검토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현재 그것은 단지 경쟁력 차원에서만 검토될 뿐이다.

둘째 건설회사형 CEO 리더십은 조급한 성과주의에 얽매이기 쉽다. 이를 위해 이 리더십은 조직 전체를 일사분란하게 밀어 붙여 최대한의 성과를 올리고자 한다. 효율성은 바로 이 같은 상황에서 요구되는 최고의 가치다. 그러나 한 나라를 경영하는 국정운영은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그것은 일상의 정치 속에서 여론의 추이도 감안해야 하며, 야당의 반대도 고려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그것은 정부 내 이견에 대해서도 조율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조급한 성과주의는 국정운영에 필요한 이 같은 절차를 간과하기 쉽다.

국정운영 덕목은 아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건설회사형 CEO 리더십의 가장 커다란 문제점은 국정운영에 절대 필요한 민주적 절차를 갖추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편중된 목표만을 추구하고 그것도 가시적 성과를 내기에 급급할 때 그것은 흔히 민주적 절차의 생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럴 때 그 결과는 대통령의 ‘자의적인’ 국정운영이 아닐 수 없다. 요컨대, 출범한 지 갓 두 달을 넘긴 이명박 정부에 대한 민심 동요가 심상치 않은 이유는 바로 이 같은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 때문이 아닌가 한다.


정해구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정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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