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위한 기후운동

[시민운동 2.0] 조보영l승인2008.05.0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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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물었다.“기후변화가 뭐라고 생각하니?” 갑작스럽고 관심 없을 질문에 한참 고민하던 친구는 “일기예보가 안 맞는 거?” 그 대답을 듣자마자 속으로 ‘아이쿠 야~ ’ 하며 웃었다.

그런데 돌아오며 생각해보니 사실 그 말이 정답이었다. 단지 내가 기대했던 표현이 아니었을 뿐이다. 난 그 친구가 기후변화는 일기예보가 잘 맞지 않는 것이라는 대답 대신 지구의 CO2를 포함한 온실가스들이 많아지고 이로 인해 지구전체의 온도가 평균 약 0.75 정도 올라 극지방의 빙하와 해빙이 녹음으로 인해 해류가 변하고, 해수면이 올라 이전과 달리 극단적인 기후가 발생하고, 예측 불가능한 폭염과 한파가 몰아치는 것이라고 말했다면 단번에 ‘기후변화에 대해 꽤 제대로 알고 있네’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 일은 나를 반성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내가 하고 있는 운동에 공감하고 있을까? 우리 시민단체들은 시민이 알지 못하는 것들을 얼마나 이해시키고 있고, 그 이해를 돕기 위해 얼마나 쉬운 언어로 그들에게 얘기하고 있을까? 게다가 앞으로 벌어질 더 많은 변화된 환경 속에서 살아가야할 미래 세대들에 대해서는 더 특별한 마음가짐으로 다가서고 있었을까.

청년 실업자 수가 날로 늘어나는 요즘에 어떻게 하면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을까에 몰두하는 대학생들에게, 하루 24시간이 모자라게 학원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에, 그리고 지금껏 오렌지로 알고 먹어도 맛있기만 하던 과일을 ‘오륀지’로 불러야할 처지에 놓인 초등학생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그들의 눈높이로 녹색가치를 설명하고 소중함을 깨닫게 할까? 어떻게 기후변화로 인해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가야할 그들에게 그들의 미래에 대한 권리를 설명할 수 있을까.

이제 기후운동도 시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미래 세대들이 그들의 미래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할 수 있을까? 내가 환경정의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기후정의청년단’이라는 대학생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약 석 달간 기후변화와 기후변화협약 그리고 미래세대의 권리들을 교육받고 2005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COP11에 참석 했었다.

놀라웠던 것은 수많은 외국학생들이 각자 스스로 연대하여 미래세대의 권리를 이야기하고, 적극적으로 알리고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들은 가장 먼저 회의장에서 도착해 있었고, 매일 매일 벌어지는 회의의 모니터링을 통해 혹여나 그들의 미래가 지금의 어른 세대의 잘못된 판단으로 훼손되지는 않을까 주시하며, 잘못된 행동들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그들의 모습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그리고 함께 갔던 학생들은 왜 그들처럼 활동하지 못했을까. 그 이유에 대한 개인적 생각은 그때나 지금이나 ‘모르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한다.

그 때의 나는 기후변화가 심각하다는 것과 그로 인해 우리 미래가 변화할 것이라는 추상적인 생각만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하물며 몇 개월간 교육을 받은 내가 그 정도였었는데, 한국의 대학생 중에서 그런 자리에서 기후변화와 대책에 대해 이야기할 만큼 많이 아는 대학생이 과연 얼마나 될까?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활동가가 된 지금 나는 종종 그 학생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리고 시민 눈높이에 맞춰 기후변화를 제대로 이해시키는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곤 한다.

지금 당장의 환경파괴와 기후변화를 막아 미래세대에게 더 나은 환경을 물려주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러한 환경을 물려받을 이들이 그것이 왜 중요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그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게 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기후변화는 몇몇 활동가들이 노력해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고, 더 심각한 수준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 단체 활동가들이 미래 세대들과 같이 호흡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을 개발하고, 그러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스스로 참여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일이며 우리의 역할이 아닐까한다.


조보영 환경정의 간사

조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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