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또 다시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이명박 정부는 선거 이전부터 그리고 인수위 과정까지 공기업 민영화 정책에 대해 공격적인 발언을 지속하였다. 그러나 오히려 집권 이후부터 구체적인 공기업 민영화 정책에 대해서는 오히려 조심스럽게 발언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의 테마섹 형태의 국가지주회사 혹은 국가투자공사를 통한 민영화 전망부터 상업성이 강한 공기업에 대한 즉각적인 민영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등 무수한 예측들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무수한 예측들이 난무하고 있으며 ‘30%’, ‘50%’ 인원감축 등 괴언들이 해당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좌우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기업 민영화는 정확히 10년 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한국사회에 본격화되었다. 1997년 10월 공기업 민영화 관련 특별법이 발표되었고 1998년 7월 기획예산처가 한국전력 등 13개 정부투자기관과 한국통신, 가스공사 등 19개 정부출자기관과 그들의 자회사 등 155개 민영화 정책이 발표하면서 대대적인 민영화 정책이 추진됐다. 이 과정에서 포항제철, 한국중공업, 한국통신, 담배인삼공사 등 7개 기관은 완전 매각됐다.

최근 정부는 새로이 공기업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이들 기관의 민영화 성과에 대해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민영화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라고 하는 포스코는 어떠한가. 2004년 외국인 지분은 70.5%까지 올랐다가 주당 가격이 50만원을 호가하던 2006년 말을 기점으로 현재 45.7%에 이른다. 또한 민영화 이전보다 국내 시장 지배력은 60%에서 75.8%로 급격히 증가하였다. 10년 전에도 그리고 현재도 변함없이 이어지는 ‘효율성’, ‘독점 해체를 통한 시장 경쟁’ 강화라는 민영화 논리가 결국은 사적 독점 강화, 국내외 투기자본의 잠식으로 이어진다는 명백한 ‘진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것이다.

또 KT는 어떠한가. 지난 한미 투자협상 과정에서도 미국 측은 전기통신사업법에 의거한 외국인 지분 49% 제한의 철폐를 끊임없이 주장했다. 현재 외국인 지분은 49%이지만 주요한 의제 결정에서 자사 주식이 의제결정권이 없기 때문에 외국인 주주의 의제 결정권이 64%에 달한다. 이렇듯 공기업 민영화는 알짜배기 공기업에 대한 투기자본의 지배력 강화로 귀결됨이 분명하다.

국민의 삶과 직결된 전기, 가스, 철도 심지어 물(상하수도) 조차도 현재 민영화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발전의 경우 김대중 정부의 민영화 계획에 의해 2001년 6개 자회사로 한전에서 분할되어 현재 경쟁체제에 돌입해 있으며, 가스 역시 SK와 포스코, GS 등에 의해 직도입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이 개방되었다.

물 산업의 경우 전국의 164개 지자체가 공급하던 구조에서 수자원공사, 베올리아라는 프랑스계 초국적 자본에 의한 민간위탁 형식의 민영화가 추진되고 있다. 분할 매각, 민간위탁, 경영권 매각, 주식상장 등 민영화의 방식은 다양하지만 민영화의 폐해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증명됐다.

한국사회가 민영화 방식으로 벤치마킹하였던 미국의 경우 2000년 5~6월에 샌디에이고 등지에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했고 전기요금은 3배 가까이 올랐다. 2001년 1월 중순에는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 지역에 대규모 정전이 일어났다. 결국 주정부가 송전선 부문을 직접 인수하여 실질적인 공기업화 과정을 거쳤다. 에너지 산업 민영화가 결과적으로 발전 사기업 간 담합, 전력 공급의 부족 사태 발생, 민감한 네트워크망 산업에서 조절 능력 부재 및 수급 차질 등을 필연적으로 불러일으키게 된다는 ‘진실’은 국민이 피해를 감수하고서야 증명된 것이다.

1999년 5월부터 완전 경쟁 시장에 돌입한 영국은 기존의 12개의 지역전력회사들 중 8개가 미국과 프랑스계 에너지 기업에 의해 인수 합병되는 등 수직 수평적 재통합이 시작되었다. 민영화 초기 전기료가 일시적으로 하락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는 전적으로 노동자에 대한 대량 해고 때문이다. 전력관련 노동자들이 90년에 2만5천703명에서 96년 8천442명으로 대폭 줄었다. 이 과정에서 영국 원자력 회사는 경쟁압력으로 인해 2002년 긴급 구제금융을 신청하여 영국정부가 10억 파운드(약 2조원)을 지원하는 등 부채의 사회화 과정을 경험한다. 구조개편 과정에서 영국의 에너지 빈곤층은 16%까지 급등했다.

물 산업 민영화를 통해 필리핀의 여성과 아이들은 하루 5~6시간을 물을 길러 가는 노동으로 소비해야 하며, 남미 등 세계 곳곳은 물 자본의 퇴출을 위해 아직도 싸우고 있다. 민영화의 폐해는 이처럼 명확하며 자본의 이윤논리의 의해 국민의 피해와 상처, 극심한 고통은 가중되게 된다.

민영화 정책은 반드시 중단되어야 하며 오히려 공공성이 강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민주적 운영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송유나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사무처장

송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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