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제주제2공항강행에반대하는전국시민사회단체 주최로 16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제주 제2공항 강행 중단 문재인 대통령 결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섬에 2개의 공항은 필요 없다”, “제2의 4대강 제2공항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 시민사회단체들이 16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제주 제2공항 강행 중단 문재인 대통령 결단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3년 전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으로 드러난 온갖 적폐의 사슬을 끊어내기 위해 겨울 내내 차디찬 거리에서 촛불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문재인 정부에도 한국 사회를 주물러온 수구 기득권세력과 적폐관료들이 자리 잡고 개혁에 완강히 저항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 인사들은 이날 한목소리로 문재인 정부를 성토했다. 화산섬 특유의 지질과 생태, 아름다운 경관으로 사랑받아온 제주가 2005년 500만 명이었던 관광객이 10년 만에 1500만 명을 넘어서는 동안 대규모 자본들의 투기대상이 되어 섬 곳곳이 멍들어 왔다고 자성론이 고개를 들었다. 3천만 평 가까운 땅이 골프장과 대규모 리조트 등으로 개발되고, 섬의 허파인 곶자왈까지 마구 파헤쳐지고 있다는 비관론이다.

시민사회에 따르면, 지금 제주는 소각도 매립도 하지 못한 쓰레기가 10만 톤 가까이 쌓여 있고, 처리되지 못한 오수가 그냥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 교통체증은 서울에 비견되고, 범죄율은 전국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치솟는 땅값은 농업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난개발을 부추기고 있다.

설살가상으로 여기에다 공항을 하나 더 짓겠다고 하니 시민단체가 아연실색하고 있는 모양새다. 관광개발의 광풍에 제동을 걸어야 할 때 오히려 가속도를 붙이겠다는 얘기라는 것이다.

시민사회는 "4대강과 다름없는 맹목적인 개발주의에 제주도가 망가지는 것이 보인다"며 "문재인 정부는 제주도민들과 함께 제주의 환경수용력과 지속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한 바탕 위에서 공항시설 확충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노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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