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저널리즘의 가능성

[강상헌 칼럼] 강상헌l승인2008.06.30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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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언론인과 언론학자 등 전문가들의 모임인 ‘언론광장’의 6월 포럼이 지난 26일 저녁 고시 반대 시위의 함성을 배경삼아 서울 태평로의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스트리트 저널리즘, 1인 미디어의 가능성과 미래’가 주제였다.

블로그로 대표되는 1인 미디어의 존재는 새로울 것이 없다. 이들 전문가들이 새삼스럽게 이 같은 주제를 선택한 것은 캠코더 디카 휴대전화 등으로 ‘무장’한 젊은 사람들로 이뤄진 참여군중 스마트몹(Smart Mob)의 존재와 함께 이번 쇠고기 정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인터넷 현장중계 ‘방송’에 대한 경이로운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기술 와이브로를 활용하여 노트북 컴퓨터와 캠코더만으로 물대포와 촛불이 대결하는 이른바 ‘명박산성’의 상황이 실시간 모두의 컴퓨터로 보내지는 것은 기존의 매체(미디어) 또는 대중매체의 ‘문법’이 와해되는 것과 같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겠다.

엉성한 앵글, 조악한 화면이지만 어떤 날은 실시간 10만 명 이상, 하루 1백30만 명 이상이 이 인터넷 중계로 시위의 양상을 파악했다.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이 시스템은 이번 시위의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 현장의 휴대전화들이 이 방송과 연결돼 시위를 보다 영리한 형태로 진행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놀랍게도 이전 시대를 풍미했던 기존 미디어의 힘(권력)을 닮은 권위마저 형성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이런 방송에 직접 참여하는 시사평론가 진중권 씨는 한 기고문에서 “지도부를 갖지 못한 시위 현장에서 대중의 신뢰를 받는 (우리)방송팀이 일종의 공신력으로 통했던 것이다. 진행자(진중권)는 사건에 개입하여 상식에 따라 문제를 적절히 해결했다”고 쓰고 있다.

6월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새로운 기술이 ‘모두가 하고 싶은 말’을 만나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다고 스트리트 저널리즘을 풀이했다. 누구나 생방송을 내보낼 수 있는 인터넷 토대(플랫폼)는 이미 선을 보여 ‘스타크 등 게임해설 1인 방송’등으로 활용되기도 했으나 이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질 것으로 생각하지는 못했다는 것이 플랫폼을 제공하는 아프리카TV 김진석 사업부장의 실토다. 게다가 와이브로 기술은 1인 방송을 성공적으로 거리로 끌어냈다.

‘모두가 하고 싶은 말’은 물론 미국산 쇠고기 고시와 관련한 논란이다. 조·중·동은 ‘자기 얘기만 하는’ 매체로 찍혀 날선 삿대질의 표적이 되고 있다. 현장의 ‘실제 모습’에 근접하지 못하는 기존 방송매체에 대한 불신 또는 서운함도 이 ‘거리의 방송국’이 환영받는 까닭이다.

어디서도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한 ‘내 답답한 심사’를 속 시원히 말해주지 않는다. TV는 물대포가 작열하는 그 시간에도 정규방송시간이 끝났다며 잠을 잔다. 밤을 새워 네티즌들이 1인 방송에 모여 드는 이유는 명백하지 않는가.

이러한 미디어 구조의 변화에 몰이해로 일관하는 이명박 정부의 여러 대책은 1인 방송 또는 스트리트 저널리즘이 우리 사회에 일정한 세력으로 자리 잡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모인 전문가들은 대개 이 거리의 방송을 필연적인 흐름으로, 또 더 착한 민주주의를 위한 유용한 도구로 파악한다. 월드컵 거리 응원이나 촛불집회와 같은 한국 토산물로 파악하고 이를 더 큰 힘으로 승화시킬 방도를 마련할 필요성도 떠올렸다.

인터넷이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아직은 생경하지만 곧 익숙해 질 것이다. 곧 휴대전화 하나만으로도 거리의 방송이 가능해 질 것이다. 아직 우리 사회에서 주류매체로 자임하는 언론도 생존을 위해 새로운 기능을 준비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날 것, 여과 없는 목소리의 순수성 때문에 주목과 환영을 받는 스트리트 저널리즘은 또한 바로 그 순수성 때문에 개화도 못하고 난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여과장치가 없어서 생겨날 수 있는 여러 부작용에 대한 공부와 방안이 시급하다. 자본과 권력이 이 순수성을 조작할 가능성에 대항할 방안의 연구도 필요하다. 또 영화를 누리던 기존 매스미디어 세력이 이 현상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을 것임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의 말마따나 ‘누구나가 방송국 사장이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이 황당할 정도로 새로운 시대를 위한 새로운 기준을 우리 사회는 마련해야 한다.


강상헌 본지 논설위원

강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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