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법률 기금 모금에 동참을”

양병철 기자l승인2020.02.2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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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에 맞선 용기가 무더기 보복 소송에 무너지지 않도록 함께 연대해주세요”

“가임기 여성은 다 짤라야 해”

오늘 일터에서 임신한 노동자가 이런 말을 들었다면 어떨까요? 가해자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과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회사와 노동청에 신고하고, 언론에도 알리지 않았을까요?

4년 전, 같은 말을 일터에서 상사로부터 들었던 사회복지사 A씨는 ‘직장 내 괴롭힘’을 알렸다는 이유로 다시 온갖 괴롭힘의 대상이 되어야 했다. 둘째 임신 소식을 알리자 들었던 폭언에 대해 항의한 A씨는 물론, 유일하게 편이 되어 주었던 동료인 B씨마저 더는 일을 할 수 없게 되었다.

A씨가 받은 해고통지서에는 직장 내 괴롭힘, 일자리 성차별, 인권 침해 등 허위사실을 퍼뜨렸다는 점이 해고사유로 기재되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알린 대가는 일터에서 쫓겨난 데서 그치지 않았다. 4년 동안 30건에 가까운 민·형사소송이 이어졌다. 재판에서 복지관 측은 폭언에 대해 “개그콘서트 정도의 농담이었다”고 답했다.

비정규직이었던 B씨는 소송기간 동안 복지관 편에 선 이들에게 “임산부를 선동해 계약을 연장하려는 음모”라며 인격모독에 가까운 비난을 들어야 했다. 소송은 또 두 노동자를 괴롭히는 수단이 되었다. 당시 복지관 책임자인 관장은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계속하고 있다.

2019년 7월 16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었다. 법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면 사용자는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조사해 징계해야 한다.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신고한 노동자나 피해 노동자에게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되며, 만약 불리한 처우를 하게 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법이 통과되기까지 직장 내 괴롭힘을 알리기 위한 수많은 피해 증언과 희생이 있었다. 이 증언과 희생으로 우리는 태움, 따돌림, 폭언, 의도적 업무배제 등 직장 내 괴롭힘의 심각성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의 용기 있는 행동이 모이고 쌓여 우리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정작 먼저 용기를 낸 당사자들은 해당 법안을 적용받지 못한다. 법은 소급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A씨와 B씨가 일터에서 당한 일들은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이다. 그러나 법원은 두 노동자의 직장 내 괴롭힘을 알리고 바로잡고자 용기 냈던 행동들에 대해 인정해주지 않았다. B씨는 SNS 게재 등을 이유로 벌금 500만원과 손해배상금 660만원을 선고받고, A씨는 구상금 300만원을 내라는 소송을 당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말한 이유로 명예훼손 등 민형사상소송의 대상이 된다면, 누가 ‘갑’의 횡포에 맞서 용기를 낼 수 있을까?

이런 가운데 노동·인권·시민사회단체는 A씨와 B씨에게 연대의 손길을 내밀어 울타리가 되고자 한다. 두 노동자가 직장 내 괴롭힘을 알리기 위해 냈던 용기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씨앗이 되었기에, 두 노동자가 겪은 직장 내 괴롭힘과 무더기 소송으로 인해 용기 잃지 않고 바로 설 수 있도록 손을 꼭 붙들 것이다. 이들은 “많은 시민여러분의 연대를 호소한다”고 24일 밝혔다.

* 모금 개요

• 모금액 : 990만원(직장 내 괴롭힘 피해 당사자의 법률기금으로 쓰일 예정입니다.)

• 모집날짜 : 2019/12/26~2020/2/28

• 모금계좌 : 전태일재단 신협 131-019-938995

• 제안단체 : 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손잡고, 인권중심사람, 인권운동공간 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여성위원회,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태일재단, 직장갑질119,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여성노동자회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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