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장관고시가 위헌이냐 합헌이냐를 두고 헌법학자들 사이에서도 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참여사회연구소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지난 3일 오후 2시에 참여연대 치하 느티나무홀에서 ‘이명박 정부의 고시 강행, 법치주의의 위기?’라는 제목의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이 토론회에는 박경신 고려대 법대 교수 /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이 사회자로 나섰고, ‘쇠고기 장관고시의 위헌성에 관한 국제법적 검토의견’에 대해 최승환 경희대 법대 교수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에 대한 행정법적인 검토’를 김광수 서강대 법대 교수가 발제를 했다. 또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의 위헌성’에 대해 오동석 아주대 법대 교수가 발제를 했으며, ‘농림수산식품부 고시 ‘미국산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 수입위생조건’의 위헌성에 대한 의견’을 서채란 민변 헌법소원팀 / 변호사가 발표했다. 이밖에 최재천 변호사 / 전 국회의원이 토론회에 참석했다.

◇쇠고기 장관고시의 위헌성=촛불집회를 통해 분출된 국민의 반대의사를 무시하고 지난 6월 26일 강행된 쇠고기 장관고시(이하 장관고시)는 위헌일까 합헌일까? 토론회 참석자들은 “국회의 비준동의 없는 조약은 효력이 없다”며 “행정규칙에 불과한 고시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한 것은 위헌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승환 경희대 법대 교수는 발제를 통해 “장관고시는 헌법 제60조 1항 상의 ‘중대한 조약’에 해당하므로 반드시 국회의 비준동의를 받아야 했다”며 “국회 비준동의 없는 조약을 시행하기 위한 고시는 적법절차가 결여되었으므로 효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오동석 아주대 법대 교수는 “헌법은 모든 국민에게 보건과 재해의 위험으로부터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장관고시는 이러한 헌법상 인권 그리고 그것을 보장하기 위한 주권을 침해한 점에서 위헌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쇠고기 고시로 정한 사항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염병 예방정책을 수립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헌법재판소가 결론내릴 수 있나=민변은 지난 6월 27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고시의 효력을 정지시켜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헌법재판소에 낸 상황이다. 이 가처분 신청에 대해 민변 헌법소원팀 서채란 변호사는 “미 쇠고기 수입의 위헌성을 제기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일반 국민에 미칠 영향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전원재판부에서 부적법 각하될 가능성이 있다”이라며 “따라서 민변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보충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장관고시에 대해 다수의 법학자들은 위헌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석연 법제처장 역시 지난 6월 9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헌법적으로 장관고시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가 있다. 이제 장관 고시의 위헌성에 대한 논란은 헌법재판소가 결론 내릴 것으로 보인다.
박병윤 인턴기자

박병윤  @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