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 람사르총회 개최는 전시용 이벤트”

습지보전을 위한 ‘2008 람사르 총회’를 주최하는 경상남도가 연안습지매립계획을 발표하는 등 엇갈린 행보를 잇따라 놓자 시민.환경단체와 어민들이 크게 반발하며 경남도의 매립계획을 전면 백지화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마창환경련

경남지역 어민, 환경단체는 3일 환경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08 람사르 총회 개최 당사자인 경남도가 정부에 요청한 하동군 갈사 갯벌 매립계획 등 연안습지 매립계획을 철회해줄 것을 요구했다.

특히 이번 백지화 촉구는 오는 8일 있을 국토해양부 중앙연안관리심의위원회에서 다루어질 ‘지자체 공유수면매립계획 심의’에 쐐기를 박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3일, 지역어민.환경단체는 환경부 기자실에서 ‘서남해안 공유수면매립계획의 철회를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서남해안 연안습지는 세계 5대 갯벌에 포함될 만큼 넓게 발달해 있으며 생산성이 높아 많은 지역어민과 다양한 생명체를 부양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 연안습지인 갯벌과 내륙습지 보호를 위한 국제협약인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를 4개월 앞둔 시점에서 대규모 습지매립계획을 추진한다는 것은 몰상식한 행위로 국제적 비난과 지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또 “람사르 총회 개최지인 경남도가 최대 규모의 갯벌 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람사르 총회를 전시용 이벤트로 생각하고 있는 증거”라고 비난했다.

창녕군청

세계적 습지로 이름높은 우포늪

또 성명에서 이들 어민.환경단체는 “경남도와 전남도에 위치한 사천 광포만(매립예정지, 197만6천㎡)과 하동 갈사(매립예정지, 396만4천㎡), 신안 압해도(매립예정지,261만9천㎡) 갯벌은 생태적 가치와 어업생산성이 높은 서남해안의 대표적 갯벌”이라며 “이 지역은 한 때 (정부에 의해)보호지역 지정 검토가 이뤄진 곳”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민.환경단체는 “람사르 총회 개최를 계기로 정부가 연안습지 매립 중단 선언을 통해 람사르협약 정신을 존중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보여 줘야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국제적으로 중요한 연안습지를 람사르싸이트 등 보호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이전 정부의 해수부는 통합적 연안관리와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대규모 갯벌 매립 지양 정책’을 강하게 견지해왔다”고 말하고 “(현 정부의 공유수면매립계획은) 지난 2006년 수립된 국가연안관리계획을 용도만 바꾼 것에 불과하다”며 “국가연안관리계획의 원래 취지에 맞추어 매립계획은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어민.환경단체는 ▼정부의 일관성 있는 통합적 연안관리 정책 유지 ▼국내 공장용지 수요와 조선산업 장기 전망 검토 ▼람사르총회 계기로 연안습지 보전 국내외 선언 ▼지역사회 합의에 기반한 연안살리기 기구 제도화 등을 요구했다.

경남지역 150여개 시민.환경단체는 경남도의 이중적 행보에 제동을 걸기위해 ‘2008 람사르 총회 보이콧’을 선언하고 경남도의 이율배반적 행보에 배수진을 쳤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사천바다지키기시민연대, 사천새우조망연합회, 사천자망협회, 섬진강과 지리산을 사랑하는 모임, 신안군압해조선소반대대책위원회, 진해국가산업단지추가매립대책위원회, 전남환경운동연합, 경남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등이 참여했다.

“경남도의 친환경정책은 이율배반” 경남도의 연안매립계획-100여건에 4500만㎡ 지역 시민·환경단체, 2008 람사르 총회 보이콧 선언 마창환경련 경남지역 어민들과 시민환경단체는 성명을 통해 경남도에 연안매립계획을 철회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습지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람사르 총회 개최 당사자인 경남도가 오히려 연안습지인 갯벌 매립에 앞장서는 등 겉으로는 친환경 도정을 앞세우면서 뒤로는 반환경적이라며 경남도의 이중행보를 비난했다. 서남해안 어민들과 지역 환경단체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연안관리 정책에 제동을 걸고 나선 데는 ‘2008 람사르총회’ 개최 당사자인 경남도의 이중적 행보를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 여기에는 지난 6월 28일자로 시행된 동서남해안권발전특별법(이하 특별법)에 대한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특별법은 사실상 동서남해안 해안지역의 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참여정부의 마지막 악법 중 하나로 지목돼 온 것으로 시민.환경단체는 일치감치 대표적인 막개발법으로 지목해 왔었다. 실제 특별법은 광역시.도지사가 수립한 해안권역에 대한 종합개발계획을 정부에 구성된 ‘동서남해안권발전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면 결정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결국 해당 광역지자체장의 의지가 개발정책을 결정하는 셈이다. 또 특별법은 인.허가와 관련해 공유수면관리법이나 공유수면매립법 등 관련법을 의제조항으로 명시해 놓고 있다. 곧 해안발전특별법에 의해 승인만 되면 결정되는 셈이다. 때문에 시민.환경단체는 특별법의 이같은 법적 권능이 조선소 건설 등을 위한 갯벌이나 습지 매립에 적용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남도는 오는 10월 열리는 람사르총회를 앞두고 경남도의 친환경적 도정을 홍보하는데 매우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경남도가 우포늪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와 멸종 위기종인 따오기 복원, 환경재단 설립 등 다양한 환경 정책을 잇따라 내놓은 것도 람사르총회를 계기로 경남도 내에 소재한 다양한 습지를 국내외적으로 알리고 이를 통해 친환경 지자체의 위상을 구축하겠다는 맥락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최근 경남도가 하동 갈사만·사천 광포만 등 국제적으로 알려진 대규모 갯벌을 매립해 조선소 부지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 밝혀지면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시민·환경단체와 어민들은 경남도의 환경정책이 ‘이율배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람사르협약은 내륙 습지와 함께 연안 습지인 갯벌도 보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사천바다지키기시민연대, 사천자망협회, 경남환경운동연합 등 어민·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통해 제시한 ‘지자체의 공유수면매립계획과 쟁점’에 따르면 경남도가 정부에 반영을 요청한 공유수면매립계획지는 모두 9개소이다. 오는 8일 국토해양부 중앙연안관리심의위원회에서 추진 여부가 결정될 매립계획안 26건 중 35%에 달하는 규모이다. 그러나 경남도가 수립한 연안매립개발계획은 정부에 요청한 9건의 10배가 넘는 1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창환경련 마산.창원.진해 환경련이 ‘경남도 시·군 도시기본계획·연안관리계획’을 분석, 제시한 ‘경남 연안매립개발계획 추진현황’ 경남도는 모두 100여건, 4500만㎡ 규모의 연안매립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매립면적 1만㎡ 규모 이상의 중·대형 계획만 34건에 달하며, 이들 전체 규모는 여의도 면적(840만㎡)의 5배가 넘는 규모이다. 이 중 조선소 부지로 계획된 면적은 983만6000㎡규모이다. 마산·창원·진해 환경운동연합이 ‘경남도 시·군 도시기본계획·연안관리계획’을 분석, 제시한 ‘경남 연안매립개발계획 추진현황’에 따르면 경남도는 모두 100여건, 4500만㎡ 규모의 연안매립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매립면적 1만㎡ 규모 이상의 중·대형 계획만 34건에 달하며, 이들 전체 규모는 여의도 면적(840만㎡)의 5배가 넘는 규모이다. 이 중 조선소 부지로 계획된 면적은 983만6000㎡규모이다. 경남도와 지자체가 지방산업단지 조성을 목적으로 매립계획을 요청한 하동 갈사만은 26개소(정부매립계획안) 매립지 중 가장 큰 규모이다. 하동 갈사 갯벌은 섬진강 하구에 발달한 유일한 갯벌로 해양수산부가 2001년 연안통합관리계획을 통해 ‘생물 종 다양성이 뛰어나고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 20개소에 포함되는 곳’으로 보존 필요성을 제시했으며, 또 해수부는 2004년 광양만 특별해역관리계획에서도 보전 의견을 제시한 곳이다. 또 공업단지 조성위한 매립지로 계획된 사천시 광포만은 최근 멸종위기종인 대추귀고둥 1000여 마리가 발견된데 이어 멸종위기 조류인 검은머리갈매기 170여 개체가 확인된 도래지이자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갯잔디 군락을 갖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이같은 경남도의 이중 행보에 “답답하다”고 말했다. 임 사무국장은 “지역주민들은 갈사 갯벌과 광포만을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며 “람사르 총회를 주관하는 경상남도가 시·군의 개발 계획을 제어장치 없이 그대로 통과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임 사무국장은 “과거 참여정부에서는 10만㎡이상은 매립 불가 입장이 확고했다”며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이 기준이 지켜질지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 국장은 또 “지난 6월28일 시행된 동서남해안권발전특별법이 사실상 주민의견수렴 절차를 요식행위로 전락시킬 것”이라며 우려했다. 이와관련 경남도 해양수산과 박종일 담당은 "국토해양부 심의위원회에서 심의될 9건의 연안매립계획은 경남도가 요청한 것이 아니다. 경남도 내 지자체에서 직접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 2008 람사르 총회를 계기로 세계 속의 환경도시로 거듭나려는 경남도의 의지는 매우 소중하다. 그러나 도 내 지자체의 조선소 조성 등 개발욕구도 무시할 수 없다. 환경과 개발로 양립되는 현실적인 문제에서 경남도의 입장이 매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경남지역 15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경남도의 습지 매립 계획 등에 반발해 2008 람사르 총회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다. 오는 10월 27일부터 11월4일까지 8일간 우포늪, 주남저수지, 순천만 일원에서 열리는 람사르 총회에서는 협약국인 165개국 정부대표, 관련 국제기구, NGO, 환경전문가 등 2000여명이 모여 세계 주요 습지에 관한 현안을 논의하게 된다. 주제는 ‘건강한 습지, 건강한 인간’이다. 환경부, 지난 1월 습지보전기본계획 발표 1300억 들여 2011년까지 습지보호지역 28곳으로 확대 한편 환경부는 지난 1월, 습지보호지역을 2006년 현재 18개에서 2011년까지 28개로 늘리고, 람사르 등록 습지도를 2006년 현재 5개에서 2011년까지 10개로 확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습지보전기본계획’을 수립했다고 발표했다. 창녕군청 우포늪의 아침 풍경 당시 발표된 습지보전기본계획은 ▲습지관리제도 기반구축, 습지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 습지에 관한 협력체계 강화, 습지교육 및 인식증진 등 4대 실천목표와 22개의 중점추진과제를 해양수산부와 함께 추진 ▲개발사업 계획시 환경성검토 강화, 습지보호지역 인근지역 주민지원, 습지총량제 도입 등 습지보전을 강화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 ▲재원확보를 위한 생태계보전협력금, 해양생태계보전협력금 및 국민신탁법에 의한 습지기금의 활성화 방안 마련 ▲습지보전에 관한 협력체계 강화위한 람사르협약 및 지역별 습지보전 네트워크 가입강화(오리·기러기 네트워크) ▲시민 습지 모니터링 제도를 활성화 위한 시민단체와의 파트너쉽 강화 방안 ▲남북한 공동으로 비무장지대(DMZ)생태조사, 멸종위기종 서식실태조사, 서해연안 갯벌조사 등을 실시하는 등 남북한 습지보전 협력방안 강구 등을 담고 있다.

남효선 기자

남효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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