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단체 “지연 전술… 조속한 이사선임을”

임시이사파견 분규 학교의 정이사 선임 권한과 의무를 가진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심의가 지연되고 있어 해당 대학들의 학사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비리 재단 문제 등으로 오랜 내홍을 겪어온 해당 대학들의 정상화 바람이 발목을 잡히고 있다.

◇지연되는 심의, 이유는?=심의 해당 대학 13곳의 관선이사 등의 임기가 6월말로 종료됐지만 사학분쟁조정위는 후속 이사 선임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2학기 교수 선임 및 예산 등을 의결해야 할 해당 대학으로선 학사일정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조경옥 사학분쟁조정위 사무관은 “한 달에 한번 모이는 회의체임에도 5월, 6월에는 거의 매주 회의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논의가 많았음에도 심의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말할 입장이 안된다”고 밝혔다.

박거용 사학분쟁조정위 위원 간사(상명대 교수)는 “해당 대학 몇 곳의 구 재단측이 위원들한테 기피신청을 하면서 출석을 하지 않은 상태로, 이의신청에 대한 의견 청취 등을 위해 심의가 늦어지고 있다”며 “방학이 끝난 후 이사 임기 종료 대학들이 정상적인 운영을 하기 위해서라도 8월 중에는 심의가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십년 끌어온 분규를 쉽게 정리하긴 쉽지 않다”며 “제대로 된 결정이 위원회에서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기피 신청이 들어간 심의대상 학교는 상지대, 세종대, 조선대, 덕성여대, 광운대 등으로 그중 광운대, 조선대, 상지대 일부는 처리가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학분쟁조정위의 한 위원은 “본안 심의를 위해 기피 신청 등 의견 청취는 곧 종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휘둘리지말고 직무 수행을”=사학분쟁조정위 위원들의 경력을 문제삼아 기피 신청을 내며 출석을 하지 않고 있는 심의 해당 대학의 구 재단측은 ‘노무현 정무의 좌편향 사학분쟁조정위 구성’이라며 위원회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해당 대학 현 구성원은 물론 교육시민사회단체들도 ‘합의된 절차를 무시한 지연전술’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8일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은 “구 재단 측이 공식 의견진술 요구도 묵살하고, 고의로 기피하고 있다”며 “사학분쟁조정위는 그 존재이유가 정상화에 있으므로 단호히 대처해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함에도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도 “사학비리로 물러난 재단들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방해하는 행위를 즉각 중지해야 할 것”이라며 “위원회는 비리재단에 말려들지 말고 법에 규정된 자신의 소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 재단의 기피신청에 대해 여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사학법 재개정이 가시화될 때까지 사학분쟁조정위를 무력화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성훈 상지대 총장이 지난 9일 총학생회장 등 학내 구성원들과 함께 한 기자회견을 통해 '사학비리 구 재단 복귀'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사학분쟁조정위의 조속한 정이사 선임을 촉구하고 있다.

◇“정이사 선임 늦출 수 없다”=해당 대학들의 조속한 정이사 선임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 9일 김성훈 상지대 총장은 “대학 구성원의 존경을 받을만한 덕망있는 분들이 정이사로 들어오는 것을 보는 것이 마지막 임무라고 생각한다”며 “상지학원 정이사 선임에 비리로 물러난 구 재단측은 배제돼야 하며 정이사 체제가 출범하면 총장직은 사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은 또 “구 재단측이 오래전부터 학교와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각종 부적절 행위는 물론 자택까지 난입을 시도하는 등의 피해를 입혀 온 것에 대해 더 이상 가만있을 수 없어 소송 등으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상지대가 위치한 강원 원주 지역 언론에서는 최근 김 총장을 비판하며 상지대 구 재단 복귀를 지지하는 ‘상지대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 명의의 광고가 실리기도 했으나 상지대 총학생회는 ‘논의 한 바 없다’며 오히려 복귀 반대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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