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항을 친수관문으로 개발해야

부산의 원도심 북항 재개발, 이대로는 안 된다! 부산시민단체연대l승인2020.05.1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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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항은 시민이 즐기는 친수 관문이어야 한다"

부산은 항만과 해양을 근거로 얻는 부가가치가 전체의 30~40%를 점하는 해항도시(海港都市)이다.

부산 도시계획은 대구나 대전, 서울이 가진 도시계획과는 달리, 해항(海港)을 중심으로 도시계획을 세워야 하며, 관련 시설과 공간을 배치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중앙정부와 부산시 역시 그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그동안 해양수산부는 북항을 미항(美港)으로 개발하겠다고 공언하였고, 역대 부산시장들은 북항 마린스포츠 시설과 오페라 하우스, 컨벤션 등 무지개 공약들을 수없이 제시해 왔다.

그러나 지금 북항 재개발을 바라보는 부산시민은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다.

세계에서 보기 드문 양항이자 도심항인 북항은 국가 산업과 ‘물류도시 부산’의 성장을 위해 지금까지 부산시민들의 접근을 높은 철조망으로 막아왔던 금단의 항구였다.

바다를 이용할 권리가 있는 부산시민들은 해양관광이나 해양스포츠는 꿈도 꾸지 못하던 오랜 세월을 견디어 왔다. 이제야 비로소 북항이 시민들이 슬리퍼를 신고도 오갈 수 있는 친수 공간으로서 탈바꿈하는 오랜 바람을 앞두고, ‘북항 재개발’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한 부산시의 단견은 우려를 넘어 허탈하기까지 하다.

우리는 말뿐인 정보산업단지 ‘센텀시티’를 경험했다.

‘센텀시티’는 총규모 22만5천평 중 주거시설이 15만1천평으로 67%를 점하고, 산업시설은 5만7천평에 불과하다. 많은 시민들이 ‘센텀시티’가 산업단지인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 여기에 또 다시 정보통신기술 · 융합부품소재 · 영상영화콘텐츠 산업 등을 유치한다며 제2의 ‘센텀시티’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정보단지를 이렇게 엄청난 규모로 개발하는 사례가 드물다. 선례대로 주거시설이 주인이 될, 말 뿐인 산업단지가 될 것이 너무도 뻔하다.

해운대 해수욕장이라는 국민적 공공재를 특정인들의 향유물로 전락시킨 ‘엘시티’ 역시 마찬가지이다.

2006년 11월, 부산시와 산하 공기업 부산도시공사는 이 지역을 “사계절 체류형 시민친수공간으로 공공개발을 하겠다.”며 군부지 29,000㎡와 민간 사유지 21,000㎡를 수용했다.

공공개발을 약속했던 이 공간은 민간사업자 선정에서부터 용도 변경, 환경영향평가 면제, 교통영향평가 약식처리 등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온갖 특혜가 부여된 지역 토착 비리와 권력형 비리의 온상이자, 국가와 사회의 공적 구조를 사익 앞에 망가뜨린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다.

여기에 북항마저 그렇게 된다는 것은 너무나 저명한 사실이 되어버렸다. 225만㎡에 달하는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에는 초고층 아파트와 생활형 숙박시설(레지던스)로 채워져 있다. 지금의 번영로를 따라 펼쳐진 부산역 주변을 보라. 이미 아파트들이 우후죽순 솟아나 시민이면 누구나 향유해야 마땅할 도시 경관을 독점하려 하고 있다. 여기에 또 다시 주거시설을 배치한다는 것은 시민을 향한 배신행위이다.

세계적인 무역항이 주는 알짜배기 산업인 항만운송사업, 항만운송관련 사업, 선박수리업에 있어서의 소홀함 역시 안타까운 부분이다. "청계천에서 구하지 못하는 부속은 대평동, 대교동에 가면 구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영도 선박수리단지는 민간이 키워 온 지역의 자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시는 영도 선박수리단지를 내팽개치고 있음으로서 부산의 선박수리산업 부가가치를 현실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또한, 항만을 국가가 소유하고 관리한다는 이유만으로 항만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기간시설이나 앵커시설 하나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 항만은 부산의 가장 중요한 산업기반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영도와 중구, 동구는 이미 인구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된 원도심이다. 인구 감소는 국가적인 큰 문제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올바른 방법 중 하나는 시민들이 즐기고, 시민들의 먹거리를 해결하고, 지역을 위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을 개발하는 것이다. 투기세력이 판치는 초고층 아파트와 생활형 숙박시설로 채우는 것은 우리 지역의 소중한 자원 ‘북항’을 낭비하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그동안 부산 시민들은 부산시가 보여준 토목행정의 난맥상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부산시의 근시안적 행정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시민을 위한 정책은 실종된 채, 조자룡 헌 칼 휘두르듯 시민들이 부여한 권한을 함부로 남용하는 부산시의 행정을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

반드시 재고하라!!

2020년 5월 14일

부산시민단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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