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 실효성 의문

"장애인도 무대 접근이 편리해진다"는 정부 애초 취지 무색 설동본 기자l승인2020.07.2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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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 경사로·휠체어리프트 설치’ 기간 지났어도 공공기관 뒷짐

무대높이 지침 없고 주먹구구 예산으로 안전 위협 제품설치 다반사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움직임…“이동권보장·일자리창출 효과”

“공연장・집회장 및 강당 등에 설치된 무대에 높이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장애인 등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경사로 및 리프트 등을 설치하여야 한다. 다만 설치가 구조적으로 어려운 경우에는 이동식으로 설치할 수 있다.”

지난 2018년 1월 개정된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등편의법)과 동법 시행령 제4조 대상시설별 편의시설의 종류 및 설치 기준이다.

이 법은 장애인의 무대접근성을 보장하도록 한 것이다. 무대 높이에 차이가 있으면 경사로나 휠체어리프트를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설치 기한은 지난 1월 31일까지였다.

하지만 공공기관 현장은 설치가 더디다. 법적 의무 시행 기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예산마련도 주먹구구식이다. 현장 공간과 상황에 맞는 시설 선정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정부 ‘의무’ 방침에도 불구하고 노약자・장애인의 공공시설물 이용 개선이 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애인도 무대 접근이 편리해진다”는 애초 정부 취지도 무색하다.

최근 보건복지부, 서울시,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그래도 전국 시도교육청 상황은 나은 편이다. 전수조사 등 적극 대응하는 측면이 크다. 교육청별로는 강원·경남교육청이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학교 강당과 다목적실 등에 단차가 있는 무대에 경사로 또는 휠체어리프트를 설치하고 있다.

▲ 학교 강당에 이동식 휠체어리프트가 설치된 모습. 무대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어 학교 일선 현장에서는 이동식 경사로나 이동식 휠체어리프트를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일선 학교에서는 예산 책정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강당·다목실에 잘못된 예산으로 현장에 부적합한 제품을 설치하고 있다. 학생들 안전과 직결돼 심각성이 더하다. 무대 높이에 따른 시설이 필요한데 적절한 지침도 없다. 이동식 휠체어리프트 전문가들은 보통 무대높이 50cm를 기준으로 이동식 경사로나 휠체어리프트를 구분, 설치해야 한다고 권장한다.

이와함께 학교에서 상황인식 착오로 법적사용 기준에 부적합한 제품을 구매해 민원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최근 서울시교육청은 “휠체어리프트 중 직접생산확인이 안된 물품이 있어 적법 구매에 대한 이견이 발생한다”며 구매 유보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 학교 강당에 이동식 경사로가 설치된 모습.

중앙·자치단체 공공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되는 것은 설치 기한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뒷짐만 지고 있는 행태다. 장애인단체 한 관계자는 “법률과 시행령에 설치기준이 있음에도 시행하지 않는 것은 장애인 인권보호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한다. 복지부가 조만간 이에 따른 현황 파악에 나설 계획이다. 미설치 사유와 향후 계획, 그리고 기준 적용 여부를 따져 보겠다는 것이다. 대상은 17개시도 장애인복지과, 중앙행정기관, 소속기관장, 산하공공기관장, 시도교육청 등이다.

아울러 중앙정부와 각 지자체가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을 적용, 각 기관에 이를 독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 제6조 2항은 “보건복지부 장관은 중증장애인생산품의 구매증대를 위하여 공공기관에 우선구매를 요구할 수 있으며 해당 공공기관은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동식 경사로와 이동식 휠체어리프트를 중증장애인생산품으로 지정받아 생산하는 곳은 서울에 각각 1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애인단체 한 관계자는 “서울시에 장애인이 직접 생산과정에 참여해 이동식 경사로와 이동식 휠체어리프트를 생산하는 시설이 있다”며 “우선 구매에 이를 적극 활용한다면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일자리 창출, 우선구매실적 충족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설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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