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박뉴스’를 원하는가

[편집인 레터] 김주언l승인2008.07.2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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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는 전두환을 그리워 하나? 아니다. 절대 아니다. MB는 전두환을 닮아가고 있다. 방송과 인터넷을 장악하려고 몸부림치는 MB정권의 한심한 작태를 보면서 이런 느낌이 드는 것은 나 혼자만의 착각일까.

전두환은 최근 “경제도 어려운데 하루에 두끼만 먹자”는 황당한 제안을 했다고 한다. MB정권의 고위 관계자들은 MBC ‘PC수첩’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고 인터넷을 통제하려고 한다. YTN 사장에 자신의 측근을 앉힌 MB는 곧바로 KBS 사장을 몰아내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법에도 없는 사장 해임권을 내세워 ‘눈엣가시’를 뽑아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황당한 일이다.

MB는 전두환 시대의 ‘땡전뉴스’가 그리운 것인가. 그래서 ‘땡박뉴스’를 만들려고 하는가. 조금안 더 있으면 ‘보도지침’도 나오겠다. 인터넷을 통제해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는 영낙없이 보도지침과 닮았다. 국정원과 검찰, 경찰 등 공안세력은 물론 감사원, 국세청, 교육과학부, 문화관광체육부 등 모든 권력기관을 동원하고 있으니 감히 누가 MB님의 ‘유시’를 무시할 수 있겠는가. MB정권의 뿌리가 전두환 정권과 닿아 있으니 무리한 상상은 아닌 것 같다.

KBS는 국가기간방송이다. 방송법 제43조 1항에 그렇게 명시돼 있다. 국가와 정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대한민국이 국가라면, 이명박 정부는 정부이다. KBS는 대한민국 방송일 뿐 MB정부의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MB정권 청와대의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은 “KBS는 정부 산하기관으로서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MB정권의 소유이니 마음대로 하겠다는 의사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KBS는 대한민국 국민이 공동으로 소유하여 운영하는 ‘공영방송’이다. 공영방송 MBC가 MB씨의 소유가 아닌 것처럼 KBS도 MB씨가 좌지우지할 수 없다. 따라서 사장도 마음대로 해임하거나 선임할 수 없다. 방송법 제50조 2항은 KBS사장은 이사회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못박아 두었다. 해임조항은 없다. 그런데도 MB정권 고위관료인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임명한다’는 조항에는 ‘해임할 수 있다’는 의미도 포함된 것이라며 대통령에게 KBS사장 해임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어불성설이다.

대통령에게 임명권만 부여한 것은 방송사의 독립성을 강조하기 위한 입법 취지이다. 신차관은 통합방송법 입법과정에 참여했던 강대인 전 방송위원장의 말을 잘 새겨들어야 한다. “이전 한국방송공사법에는 대통령의 KBS사장 임명권과 해임권이 동시에 규정돼 있었다. 2000년 통합방송법이 제정되면서 임명권만 명기한 이유는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대통령의 임명권 역시 대통령이 특정인물을 지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KBS 이사회의 제청으로 형식적인 절차만 갖는 것이다.”

MB정권은 그동안 끈질기게 정연주 KBS사장을 몰아내기 위해 다각도로 압력을 가해왔다.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김근수 전 KBS 이사장에게 정연주 사장 퇴진 압력을 가하고 감사원이 KBS에 대한 특별감사에 나서고 검찰은 정 사장을 배임혐의로 수사한다며 5차례나 소환장을 발부했다. 그것도 여의치 않자 KBS 이사회를 친정권 인사들로 채우기 위해 신태섭 이사를 사실상 해임했다. 최근에는 유재천 이사장이 정 사장에게 명예롭게(?) 퇴진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사장을 해임시킬 만한 개인비리는 찾아내지 못한 것 같다. 감사원의 특별감사 결과도 그렇거니와 검찰 수사도 변죽만 울리고 있다. 더구나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은 3년 전 국세청과 KBS가 각각 법무법인 김앤장과 율촌에 법률 자문을 구한 뒤 법원의 중재로 종결됐다. 정 사장을 기소하려면 배임에 이르게 한 판사와 김앤장, 율촌 관계자들도 조사해야 할 것이다.

신태섭 이사 해임 건은 개그콘서트의 ‘봉숭아 학당’을 보는 것 같다. 동의대는 이사회 참석 등을 이유로 신 교수를 해임하고 방송통신위원회는 교수직에서 해임됐다는 이유로 이사직을해임시키는 웃지못할 촌극을 보여 주었다. 선후도 없고 좌우도 없다. 신 교수 해임이 그렇게 급박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MB정권의 언론장악 음모에 맞서 야당과 언론단체, 시민단체, 누리꾼들이 공영방송 수호를 내걸고 하나로 뭉쳤다. 그리고 자연스레 여의도로 옮겨 붙은 촛불이 활활 타 올라 어둠을 밝힐 것이다. 촛불 앞에서 잠시 머리 숙이는 척하다가 공영방송 점령 작전에 들어간 MB정권은 전두환의 언론탄압이 어떻게 역사에 기록됐는가를 깨달아야 할 것이다. 정권은 짧고 국가는 영원하다.


김주언 편집인

김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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