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먹이건강증진법 제정·다문화가정 멘토 프로그램 마련 과제
제17회 세계모유수유주간(8월1~7일)을 맞아 한국에서도 정부를 비롯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모유수유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소중한 아기들에게 엄마젖이 가장 좋다는 인식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지난 1일 프레스센터에서 ‘한국모유수유넷 창립기념’ 세계모유수유의 날 기념식 및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강연에는 특히 수전 시유 세계모유수유연맹(WABA) 공동대표가 세계모유수유의 현재 동향과 미래의 정책방향에 대해 강연하기도 했다. 그는 모유수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의 젊은 엄마들에게 적극적 모유수유를 조언했다.
보건복지가족부도 세계모유수유주간 행사 등을 통해 엄마젖의 우수성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향상되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하고 엄마젖 먹이기가 아기와 엄마 그리고 가족 모두에게 가장 행복한 실천방법임을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만들어 났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소비자시민모임과 대한모유수유의사회,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 대한신생아학회, 대한의사협회, 대한주산의학회 등이 함께하는 ‘한국모유수유넷’이 본격 출범해 큰 기대를 낳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서 그동안 모유권장에 관심을 가졌던 단체들이 앞으로 한국모유수유넷을 중심으로 모유수유를 장려하기 위해 정책적 조직적 지속적인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민사회신문>은 ‘한국모유수유넷’ 참가 단체들의 ‘모유수유 엄마를 돕기 위한 정책 대안’을 살펴보고 모유수유를 확대시키기 위한 방안을 제시해본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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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시민모임 |
| 2008 세계모유수유의날 주간을 맞은 지난 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참석한 수전 시유 세계모유수유연맹 공동대표와 김재옥 소비자시민모임 회장, 최영희·박순자 의원, 최동호 육아방송 회장 등이 한국모유수유넷 창립을 축하하고 모유수유 권장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
“젖먹이건강증진법 제정을”
문미란 소시모모유수유권장위원회
1980년대 소비자모임의 모유수유캠페인은, 각국의 모유수유율의 저하로 인한 영유아의 질병 및 사망률 급증이 모유대체식품제조업체들의 지나친 상업주의에 기인한 것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채택된 WHO/UNICEF의 ‘모유대체식품판매에 관한 국제규약’을 우리 사회에 소개하면서 시작되었다.
1981년 5월 WHO총회에서 122개 국가 중 118개 국가의 찬성으로 채택된 이 국제규약은 모유수유를 지키고 권장하며, 모유대체식품의 표시광고 및 판촉규제, 올바른 정보제공 및 교육, 보건의료기관 및 종사자의 책임 등을 규정하여 영아들을 위한 안전하고 적절한 영양 공급에 기여하는데에 그 목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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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유수유 엠블럼 |
우리나라는 국제규약에서 규정한 내용의 일부에 해당하는 조제분유의 표시 및 광고를 제한하는 내용을 축산물가공처리법 및 식품위생법에 포함시키고 있고 최근 부분적으로 개정했다. 그러나 분유의 광고 및 표시를 제한하면 분유인지 이유식인지 모를 제품이 개발되어 버젓이 광고되고 있는 현실, 여전히 병원에서 길들어진 분유를 찾는 아기들, 임신 중 사전 교육 없어 모유수유가 어렵게만 느껴지는 젊은 엄마들, 초중등 교과과정에서 모유수유의 장점이 체계적으로 교육되지 않고 있는 현실 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서도 국제규약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반영한 법률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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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시민모임 |
| 한국모유수유넷 창립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온 세계모유수유연맹 수전 시유 공동 대표(가운데)는 모유 수유율이 낮은 것은 그 사회의 성 평등 수준, 양성 평등 정책과 관련 있다고 말했다. |
따라서 소시모에서는 젖먹이건강증진법(안)을 마련했고, 소시모와 이은영의원의 노력으로 법안을 2005년 국회에 상정한 바 있으나, 입법화되지 못했다. 젖먹이 건강증진법(안)은 정부의 젖먹이건강증진을 위한 기본계획 및 추진계획 수립의무, 모유권장지침수립 및 홍보, 교육의무, 모자보건관련기관의 의무, 제조업자의 판촉 및 광고규제, 제품의 포장 및 표시에 관한 제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국제규약은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장기간의 수위 조절 끝에 만들어진 최소한의 기준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상업주의의 폐단을 막아서 소비자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공정하게 제공되도록, 국제규약의 취지를 바탕으로 우리의 문제 상황에 맞는 향상된 모유수유법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국가모유수유위원회 개설해야”
정유미 대한모유수유의사회장
정부 차원의 사업이 우선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 제정 모유대체품의 판매에 관한 국제규약의 법제화가 필요하고 국가적인 모유수유 권장 사업 및 정책 결정을 위한 가칭 ‘국가모유수유위원회’를 개설해야 한다. 모유수유와 관련된 위험 요인들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를 위한 연구 활동 지원도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국민들에 대한 모유수유 및 올바른 육아 방법 교육 방안도 중요하다. 초중고교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정 내에 모유수유 및 올바른 육아에 대한 내용의 추가를 제안한다. 대학 교양과정 내에 모유수유 및 육아에 대한 교과목 개설 권장하고 시민사회단체 및 지자체의 임산부를 위한 모유수유 및 올바른 육아 강좌 개설도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의료기관에서의 모유수유 권장 정책 지원 방안도 있다. 먼저 모유수유 산모에 대한 간호 지지를 위한 간호 인력 충원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과 의료기관의 산모 병실을 모자동실이 가능한 환경으로 전환하는 데 대한 시설 투자비 지원, 그리고 각 지역 내 의원에서의 모유수유 및 육아 진료, 교육에 대한 현실적인 의료비 책정이 필요하며 모자동실 및 모유수유 간호관리료 외 의료기관 내 모유수유 교육료를 신설하면 좋겠다.
직장에서의 모유수유 권장 방안으로는 모유수유 근로 여성을 위한 착유 및 수유 시설을 의무화하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국민 건강을 저해할 수 있는, 국제적 기준에 미달하는 모유은행의 난립을 근절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 모유은행에 대한 지침의 법제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모유수유 엄마를 돕자”
안현영 가톨릭의대 산부인과 교수
모유수유율의 효과적인 증진을 위해 의료기관 내 모유수유 정책을 확립하고 의료진내 교육과 협진을 활성화하며, 임신 기간 동안 산전 모유수유 교육과 상담, 산전평가가 제공되어져야 한다. 또 입원기간동안 모자동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퇴원 이후 사후 모니터링을 통한 모유수유 지지를 지속하고 현실적인 수가 보전과 포상제도를 통해 의료기관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분만전 교육·실습 중요”
김창렬 대한신생아학회 대외협력위원장
분만 전부터 산모뿐만 아니라 가족에게 모유수유에 대한 교육과 실습을 하는 게 중요한다. 부부가 함께 참여하는 분만, LDR(진통/분만/회복)실 운영, 제왕절개술시 전신마취 보다 척추마취유도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출생 직후부터 모유수유를 시도하고 자동실 운영(될 수 있는 대로 1-2인실)과 유수유전담 의료진이나 지원팀을 운영이 절실하다.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신생아 관련 보험수가 인상 방안도 검토해볼만 하다.
“다문화가정 멘토 프로그램 제안”
이경혜 이화여대 간호과학대학 교수
성공적인 모유수유를 위한 모유수유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정부지원을 제안한다. 유방관리전문가 교육을 위한 정부 지원이 시급하고, 모유수유를 위한 산전 산후 관리와 교육 및 상담에 대한 적정한 수가 책정이 필요하다. 다문화가정의 여성과 자녀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조산사와 간호사를 활용한 멘토 제도가 이상적이라고 본다. 지역사회 여성과 영유아의 건강관리담당요원으로 조산사를 활용하는 정책도 중요하다.
더불어 직업여성의 모유수유를 돕기 위해 할머니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지원도 절실하고, 직업여성을 위해 출산휴가, 육아휴직 제도를 강화하고 직장 내 모유수유실 설치를 의무화해야 할 것이다. 조산교육을 간호대학에서 할 수 있는 의료법개정을 강력히 제안한다.
“육아 교육이 함께 가야”
하정훈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 부회장
아기가 두 돌까지 모유를 잘 먹고 잘 자라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모유수유에 대한 정기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모유수유 뿐 아니라 연관된 육아에 대한 교육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유 수유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제적인 진료를 할 수 있게 의료보험 제도를 정비해야 하고 모유수유 상담에 대한 적절한 비용이 책정되어야 하며, 모유 수유 시 발생한 의학적인 문제에 대한 진료비를 현실화해야 한다. 보험 제정이 문제라면 환자 본인이 부담을 하더라도 원하는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모유수유 부모를 돕기 위한 사회 제도를 정비하고 합리적인 모유수유방법을 국가나 사회에서 제시하고 국민을 교육해야 한다. 적어도 대학에서 교양과정으로 모든 사람들이 모유수유에 대해 1학점만이라도 반드시 따게 하거나, 고등학교에서 모유수유에 대해서 기본적인 내용을 충분히 교육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훨씬 더 나아질 것이다.
설동본 기자
설동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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