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원 신증설 위한 긴급 예산 책정해야”

노동시민단체, 긴급 예산 책정 촉구 기자회견 양병철 기자l승인2020.11.2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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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시민단체가 24일 오전 10시 국회 정문 앞에서 코로나19 위기에 공공병원 확충 예산 ‘0원 배정’한 국회와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노동시민단체)

공공의료강화를 위한 노동시민단체는 24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공공병원 신증설을 위한 긴급 예산을 책정하라”고 촉구했다.

감염병에 대한 든든한 방벽이 될 공공병원 예산을 확충하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국회 보건복지위는 정부가 상정한 ‘공공병원 신증설 0원 예산안’을 그대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넘겼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금이라도 공공병원 신증설을 위한 긴급 예산을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공공병원에는 관심 없는 정부여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의료영리화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문]

코로나19 위기에 공공병원 예산 ‘0원’ 고수하는 정부여당 규탄

“국회 예산결산특위는 즉각 공공병원 확충 예산 증액하라”

“정부여당은 공공의료 방치하며 추진하는 의료민영화 중단하라”

정부여당이 결국 공공병원 신·증설 예산을 책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회 보건복지위가 예산안을 의결하지 않고 파행하면서 공공병원 확충 예산 ‘0원’인 정부 보건의료 예산안이 그대로 예결특위에 상정되게 된 것이다.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노동시민단체’는 지난 12일 보건복지부 차관 면담을 통해 이 정부에 공공병원 확충 의지가 없음을 확인한 바 있다. 국회 상황은 이런 정부 의지 부족의 직접적 산물이다. 우리는 이런 상황에 큰 분노를 느낀다.

지금은 코로나19 3차 대유행을 앞둔 상황이고 환자 급증 수 일 만에 이미 한국은 병상 포화를 눈앞에 두었다. 현재 가용 중환자 병상은 단 113개로 이 중 46개 자율신고병상을 제외하면 67개만이 남은 상황이다. 정부의 계산법대로라면 현재 최대 감당 가능한 확진자는 일일 90~150명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미 일일 확진자가 약 300명에 이르고 있다. 이 중 일부 환자가 약 7~10일 내 중증으로 진행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며칠 내 병상 상황은 심각해질 것이며 약 일주일 만에 전국의 중환자 병상이 소진될 것이다. 유럽도 비록 방역실패로 의료붕괴를 맞긴 했지만 유럽 국가들은 하루 확진자 수만 명을 1~2개월째 감당했다. 그런데 한국은 고작 300명 이상 환자가 수일 발생하자마자 의료붕괴가 초읽기 상태다. 가까운 시일 내 하루 확진자가 600명, 혹은 1000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는 도대체 무슨 대책이 있는가?

정부가 연내 중환자 병상을 213개 확충하겠다는 계획의 겨우 67%(144개)만을 달성했고, 긴급치료병상 지원사업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416병상 추가 확충하겠다는 목표에 턱 없이 못 미치는 30개밖에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이다.

수익을 따지는 민간병원에 손 벌려 병상을 확보하는 방법이 쉽게 성과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공공병상 비율이 10%도 안 되는 한국에서 효과적으로 병상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거듭거듭 입증되고 있다.

공공의료강화를 위한 노동시민단체는 11월 초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 공공병원 확충 예산 '0원'을 규탄하며 보건복지위원회가 즉각 증액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중 행동 주간 동안 전국 각지에서 1인 시위가 벌어졌고 약 2만명의 시민들이 온라인 서명에 참여했다. 하지만 이런 요구를 정부는 계속해서 차갑게 외면하고 있다.

지난 12일 보건복지부 강도태 제2차관은 노동시민단체와의 면담에서 내년도 공공병원 신축 예산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내년도 예산에 공공병원 증축을 위한 설계비용 85억원을 국회에 요청했다고 생색을 냈을 뿐이다. 의료산업화 예산은 수천억을 배정하면서 공공의료에는 고작 85억이라니 황당하다.

정부는 공공병원을 지으려고 해도 지자체가 의지가 없고 제도적 장벽이 많아 어렵다고 변명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국가권력을 틀어쥔 정부와 180석 여당이 제도 탓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변명에 불과하다. 그간 의료영리화를 위해서 이들은 기존의 사회적 규제장치들을 파괴하는 온갖 패스트트랙과 규제샌드박스 등 초법적 장치들을 만들고 재정을 지원하며 빠르게 추진해왔다. 우리는 정부여당이 여기에 들인 노력의 단 10분의 1이라도 공공의료에 쏟기를 바란다.

정부는 2019년 지역의료강화대책에서 제시한 공공병원 신축 9개 수준의 공공병원 확충 안을 조만간 재탕해서 다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2년째 진행 없이 공전하고 있는 이런 안을 한가하게 다시 제출한다면 국민들을 우롱하는 셈이 될 것이다. 게다가 신축 9개 자체가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찔끔 확충 안은 공공의료 공백인 한국 의료현실을 거의 개선하지 못한다.

공공병원을 단기적으로 최소한 17개 시도별로 2개씩 빠르게 신설하고 지역사회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어려운 규모인 300병상 미만의 28개 지방의료원 모두 병상을 증축해야 한다. 나아가 공공병상 4만 개를 확충해 인구 1000명 당 공공병상 2.0개를 확보해야 한다. 한국은 현재 공공병상이 1000명 당 1.3개로 OECD 평균 3.0개에 크게 못 미친다.

올해 예산 555조의 극히 일부인 약 2.5조원씩만 5년간 지출해도 2.0개 달성이 가능하다. 고속도로 4~7km 비용 수준이면 공공병원 한 개를 지을 수 있다는 연구보고서도 나온 바 있다. 돈이 없다는 핑계는 대지 말기를 바란다.

우리는 정부여당을 강하게 규탄하며, 지금이라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공공병원 신증설을 위한 긴급 예산을 책정할 것을 요구한다. 180석 의석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들어 준 것이다. 정부여당은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후 10개월간 노동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의 수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K-방역만 자화자찬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절박한 골든타임을 다 허비했다. 이제 이번 정기국회는 시민들이 정부여당에 주는 마지막 기회임을 명심해야 한다.

또 공공병원에는 관심 없는 정부여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의료영리화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18일 민간보험사에 건강관리와 만성질환 치료행위를 넘겨주는 ‘건강관리서비스’ 활성화를 추진하고 DTC 유전자검사 범위를 확대하고 가명처리된 개인의료정보를 기업이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9일에는 한국판 뉴딜 회의를 통해 ‘비대면 의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의료민영화법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도 국회 기재위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려 한다.

정부는 이런 의료상업화 추진 여력이 있는가? 당장 대면 중환자도 감당 못하면서 무슨 비대면 의료인가. 보건위기에 건강보험 강화는커녕 민간의료보험 활성화가 웬 말인가. 의료를 오로지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천박한 인식을 언제 거둘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오로지 정부 대응은 거리두기 단계 상향과 방역지침 위반자 처벌로 노동자와 자영업자 등 서민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방식의 위기 모면책이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을 위한 상병수당과 긴급재난지원 등 사회안전망 강화는 하지 않고 공공병원 확충도 전혀 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따라서 우리는 가장 큰 방역책임 위반자는 정부여당이고 처벌을 한다면 이 집권세력이야말로 그 대상 1순위라고 본다.

정부여당은 즉각 공공병원 확충하라. 그렇지 않으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공공병원을 전혀 늘리지 않은 정치세력으로 코로나19 뿐 아니라 더 수시로 찾아올 감염병 위기를 방치한 책임자들로 역사에 기록될 것임을 다시 한 번 경고한다.

(2020년 11월 24일)

공공의료강화를 위한 노동시민단체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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