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추위에..”, 고달픈 학습지 교사

회원 급감 수입 반토막, 비대면 수업공간 없어 차에서 학습 지도 이영일 기자l승인2020.12.2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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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까지 하고 그만 둘래요..”

모 학습지 교사 김정아(가명) 선생님. 10년간 학습지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만나오면서 힘도 들었지만 보람도 컸다는 김 씨는 도저히 “지금 상황을 견디기 힘들다”고 말한다.

코로나로 인해 가정 방문을 꺼리는 부모들이 줄줄이 학습지 취소를 하면서 김 씨의 수입은 급감했다. 학습지 교사는 특수고용노동자 신분으로, 수업을 듣는 학생 회원이 즐어들면 수입도 그만큼 줄어드는 구조다. 수입도 수입이지만 그나마 김 씨의 수업을 받는 남아있는 아이들 집에 방문하는 것도 “혹시나 나로 인해 아이에게 피해를 줄까 걱정스럽다”는 것도 마음의 짐이 된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이다.

기자가 김 씨를 만난 18일 금요일 저녁시간. 마침 화상으로 학습 지도를 하는 타임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대부분의 학습지 회사는 발빠르게 온라인 학습시스템을 갖췄다. 대면에 따른 불안함은 조금 나아졌지만 접속도 불안하고 수업 진도가 더뎌 더 진이 빠진다는 것이 김 씨의 말이다.

그래도 “온라인으로 학습을 지도하면 좀 편하지 않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게 김 씨의 단호한 말이다. 대면 지도를 하다가 다음에 화상 지도가 바로 이어지면 수업을 할 만한 마땅한 장소가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 학습지 교사 김 씨가 온라인 화상 지도를 자기 차안에서 하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장소를 찾는것이 또다른 부담이 되는 학습지 교사의 열악한 현실이다. ⓒ 이영일

김 씨를 만난 날도 김 씨는 차에서 화상 시스템으로 아이를 지도했다. 수업 한 집을 마치고 중간에 텀이 1시간이나 남았지만 식당에 가기도, 그렇다고 커피숍도 금지되어 마땅한 장소가 없어 늘 이럴때는 차에서 화상 지도를 한다는 김 씨.

이렇게 추운 날 계속 공회전을 하기도 어려워 시동을 껐다가 켰다가 반복하다보니 어쩔때는 히터가 바로 안 켜질때도 있다고 한다. 차 안은 밖의 기온과 별반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추웠다.

아이는 화상 수업에 7분이나 늦게 입장했다. 30분쯤 걸린 화상 수업 내내 김 씨는 손을 ‘호호’불며 아이를 지도했다. 이런 상황에 비하면 학교 교사는 참 편한거라고 느낄 정도로 이 열악한 근무 환경이 실로 충격으로 다가왔다.

김 씨가 학습지 교사를 그만두려는 이유는 미래가 보이지 않기 때문. 하루에 보통 10시간은 일한다는 학습지 교사의 열악한 근무환경은 이미 오래전부터 잘 알려져 있다. 보통 오전에는 사무실로 출근하고 오후부터 대면 수업을 나간다. 끝나는 시간은 대중없고 늦을때는 9시를 훌쩍 넘기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같은 때는 수입이 점점 더 줄어드는데다가 몸도 마음도 너무 고통스럽다고 김 씨는 말한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형편은 나아지지 않고 점점 더 나빠지고 있어 자존감마저도 떨어진다고 김 씨는 하소연했다.

“학습지 교사를 그만두면 그만큼 수입이 줄어들겠지만 더 이상 힘이 들어 결심하게 됐다”는 김 씨의 얼굴에는 그늘이 가득했다. 대학때 미술을 전공한 김 씨는 한때 학원에서 아이들을 상대로 미술을 가르친 경험도 많아 그쪽 분야로 알아보고는 있지만 요즘 같은 때에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한다.

“코로나로 인해 더 불안한 상황이 언제까지 갈지도 모르겠다”는 김 씨. 전국적으로 6~7만여명으로 추정되는 학습지 교사의 삶은 지금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이영일 기자  ngo2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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