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물류법 통과에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 입장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l승인2021.01.1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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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생활물류법이 통과된 것에 환영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언택트 시대의 필수노동인 택배산업을 규정할 법의 부재로부터 택배노동자들이 받아왔던 수많은 불이익을 생각하면 ‘생활물류법’의 여러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택배노동자 처우개선의 첫 걸음이란 의미가 있습니다.

그간 택배산업은 백마진이나 리베이트, 택배비의 전용 등을 통해 택배비가 지속적 하락하는 등 왜곡되고 비정상적인 구조가 만연되어 있습니다. 이번 생활물류법 제정으로 택배요금이 정상화의 길로 들어섰다는 점, 이를 통해 택배노동자들의 배달수수료가 적정하게 인상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또한, 생활물류법이 산업발전법이란 한계에도 불구하고 ‘종사자 처우개선’과 관련한 별도의 조항이 포함된 것도 의미 있는 진전입니다. 택배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을 방지하기 위한 노동시간의 개선, 휴식권의 보장과 택배사의 갑질로 인해 일상적인 해고의 협박에 놓여져 있던 택배노동자들에게 6년간의 계약이 보장된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그러나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는 이번 생활물류법 통과가 마냥 환영할 수만은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가장 큰 문제는 택배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 과로사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는 ‘분류작업’에 대한 사용자의 책임을 명시하지 않은 결정적 한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분류작업은 택배종사자나 영업점의 업무로 명시되어 있지 않으므로 택배산업 전반을 지시하는 원청사용자의 책임이 됩니다. 그러나 분류업무가 사용자 책임으로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아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국토부는 생활물류법의 분류작업의 모호성을 인정하고, 분류작업의 명확화를 ‘사회적 합의기구’에 포함하고 이를 시행령이나 표준계약서를 통해 보완하자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과로사 대책위가 생활물류법의 제한성에도 반대를 하지 않은 결정적 이유입니다.

그러나 현재 사회적 합의기구에서는 택배사들이 ‘분류작업은 사용자의 책임’이란 1차 합의를 파기하고 국토부는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는 등 과로사 방지를 위한 분류작업 문제가 좌초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분류작업 문제가 생활물류법에도, 사회적 합의기구에도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회적 합의의 보완 없는 생활물류법은 재벌택배사들에 대한 재벌특혜법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로사대책위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해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하겠습니다.

또한 생활물류법은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상적 계약해지 협박, 일방적 구역조정, 당일배송 강요 등 갑질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누락 되어 있습니다. 택배사의 계약상 영업점에 대한 개입을 할 수 없다는 논리로 모든 책임에서 빠져나가는 현실을 바로잡을 대책도 전무합니다. 이 부분도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보완하기로 한 바 있지만 사회적 합의기구가 표류하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로사대책위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생활물류법이 반쪽짜리, 재벌특혜법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1년 1월 8일)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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