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프랑스 파리의 한 호텔에 전 세계 유수의 기업들 기업사회책임(CSR) 담당자 약 100여명이 모였다. 이들 담당자들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기업에서 CSR과 지속가능경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도출되는 다양한 문제점을 공유하고 서로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는데 공통된 논의의 핵심은 바로 ‘CSR을 기업경영과 임직원들의 일상 업무에 어떻게 통합화 할 것인가?’였다.

로레알의 사회공헌담당자인 니키씨는 전 세계에서 추진되고 있는 사회공헌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CSR 활동들의 체계적 성과 관리를 통해서 이를 구체적인 재무적 성과로 제시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는 CSR에 대한 전사적 공감대 극대화와 참여 의지 강화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까르푸와 수에즈 등과 같은 기업들은 IT기반의 시스템 솔루션을 전사적으로 구축해 CSR과 지속가능경영을 포함한 기업의 모든 비재무적 활동과 성과를 모니터링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야만 기업 경영 시스템과의 자연스러운 통합화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임페리얼토바코와 바스프 등의 CSR 담당자들은 임직원을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다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하면서 그 중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상시 교육 시스템은 CSR과 지속가능경영의 조직 내 활성화와 정착의 기본이라는 사실을 거듭 일깨워 주었다.

전문가로 초청받아 강의를 진행하는 가운데 필자에게 가장 많이 쏟아진 질문이 바로 임직원, 경영진, 주주, 고객, 지역사회 등의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것이었는데 이는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Action하라!’이다. 영국의 CSR 전문가 로저씨가 최근 스코틀랜드의 한 언론을 통해서 이해관계자들은 립서비스 보다는 행동하길 원하며 행동은 한마디 말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거창한 구호와 제도 보다는 행동하는 적극적 의지의 표명이 결국은 이해관계자들의 공감과 참여는 물론이고 재무적 성과 극대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CSR과 지속가능경영이라는 좋은 개념을 기업경영 및 임직원들의 일상 업무에 통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CSR과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이해의 확대와 접근 방식의 구체화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우리 기업들의 경우 CSR에 대한 소극적이고 편협한 접근과 활용이 다양한 리스크를 유발하고 국제적인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해외 선진기업들이 CSR 논의 초기부터 기업경영과의 유기적 결합 또는 통합화에 주목해 왔다는 점이 놀랄 일도 아닌 것이, 이미 고객들은 왜 CSR을 잘하는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해야만 하는지에 대해서 충분한 학습 과정을 거쳐왔으며 우수한 인재들은 CSR 성과가 우수한 기업에서만이 자신의 열정과 능력을 발산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와 환경을 제공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투자자들은 CSR을 잘하는 기업들이 우수한 재무적 성과를 담보한다는 것을 점점 더 신봉하게 될 것이라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알 될 중요한 포인트다. 많은 기업들이 CSR의 이러한 가치를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일련의 구체적 성과로 귀결시키지 못하는 원인이 바로 기존의 경영 시스템과 CSR을 통합화 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이 그러하듯이 CSR과 지속가능경영의 초기 및 도입 단계에서 어떻게 CSR을 기업경영과 통합화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연결시키지 못한다면 향후 CSR을 통한 구체적 성과의 도출 또한 요원하다고 할 수 있다.

CSR을 단지 정부가 해야 할 의무를 기업에게 전가시키는 개념으로 이해하거나 사회공헌활동을 포함한 자선활동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누군가 CSR은 사회에 대한 기업의 자선적 행위와 투명성의 두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고 했는데 이는 현대 사회에서 기업의 위치와 역할 그리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기업에 대한 기대와 요구 자체를 무시하는 개념이다. 만약, 기업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윤을 극대화해 주주를 만족시켰지만 소비자, 임직원, 지역사회, 정부 등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와 요구는 충족시키지 못했다면 그 기업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

기업사회책임이라는 것은 윤리성과 투명성을 기본으로 경제적 성과를 극대화 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을 포함하는 모든 사회적 요구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극대화 하고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경영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잘 할 것인가의 문제다. 왜냐면 기업의 경쟁력 자체가 사회적 성과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사회적 요구에 만족을 주기 위한 노력 자체가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어떻게 잘 할 것이냐의 ‘어떻게’가 바로 CSR과 기업경영과의 통합화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유명훈 코리아CSR컨설팅그룹 대표

유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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