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비 개선안 '미흡'

전문학계 포럼 결과 소폭 반영....논란될 듯

지방의회 의장단 선거가 금품선거로 얼룩지고 의정비 인상을 둘러싼 주민과 의회 간 논란이 해마다 불거지는 등 지방의회의 파행적 행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행정안전부가 의정비 가이드 라인 제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경북도의회

행안부가 의정비 가이드라인 제시 등을 담은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함에 따라 지방의회 의정비가 현행 보다 대폭 삭감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경북도의회 정기회 모습

그러나 이에앞서 한국지방자치학회 등에서 대거 제시한 ‘의정비 심의 4년마다 1회 실시’등 의정비 심의결정 방식 개선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의견수렴 과정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의정비 심의 관련, 관련 학계 포럼에서는 ▼ 정부 가이드라인 제시(안) ▼ 정책 성과에 따른 차별지급(안) ▼ 4년 1회 의정비 심의의결(안) 등 개선책과 함께 현재의 의정비 결정방식을 전면 수정해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으로 쏟아져 나왔었다.<본지 8월11일자 참조>

행안부가 마련한 개정안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별 재정규모와 소득수준 등을 고려, 의정비 가이드라인(기준액)을 제시하고 또 의정비 결정 방법과 절차를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방자치학회에서 집중 제기된 ‘의정비 결정 심의 4년 1회 시행 요구안’은 수용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행안부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의정비 가이드라인 제시와 함께 ▽ 의정비 심의위원회 위원 구성 확대 ▽ 심의위원 전원 지자체장이 선정, 위촉 ▽ 심의위원이 될 수 없는 범위 확대 ▽ 심의위원 임기 연장 및 위원회 의결정족수 강화 ▽주민의견 조사 결과 공개 ▽심의위원 명단 공개 및 회의록 공개 등 논란으로 대두된 종전의 관련 방식을 대폭 강화했다.

또 행안부는 지방의원 겸직금지 범위를 확대하고 ▽소관 상임위원회 직무관련 영리행위 제한 ▽ 배우자 등 이해관계인의 자치단체와 수의계약 금지를 주요 내용으로 한 지방의원 영리행위 제한 범위를 대폭 강화했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겸직금지 대상으로 추가된 업종은 새마을금고·신협 상근 임직원과 국회의원 보좌관·비서관·비서 및 국회교섭단체 정책연구위원 등이다. 또 대학교수가 지방의원을 겸직할 경우, 반드시 휴직하도록 했으며, 지방의원 겸직신고를 의무화 했다.

이와함께 의장단 선거를 둘러싼 금품수수 등 파행을 막기 위해 현행 무기명 투표제가 아닌 ‘공개 경선제’를 지방의회 회의 규칙에 명시토록 권고하는 등 의장단 선출절차 개선안도 함께 제시했다.
이번 자치법 개정안과 관련, 행안부는 “의정비 과다 인상논란과 지역간 편차 해소 및 심의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기준액 제시따라 최대 2200만원 삭감될 듯
경북도, 예천군 제외 25개 의회 모두 삭감

한편 행안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에 따라, 현재 기준액을 넘는 지자체는 전체 246개 지방의회 중 광역의회 12개와 기초의회 186개 등 모두 198개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행안부가 제시한 지자체별 의정비 기준액을 초과한 지방의회는 작게는 200여만원에서 많게는 2200만원까지 의정비를 낮추어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여 지방의회의 반발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도의회

경북도의회 독도수호특별위원회

기초의회 중 가장 많은 액수가 삭감될 곳은 서울시 도봉구의회이다. 도봉구의회는 현재 의정비가 5700만원이나 행안부가 제시한 기준액은 3484만원이다. 무려 2216만원이 초과한 액수이다. 또 광역의회 중 경기도 의회의 경우, 올해 의정비가 7252만원이나 행안부의 기준액은 5327만원으로 책정돼, 1925만원을 삭감해야 한다

<대구시.경북도 지방의회 의정비 비교표>

◇지방의회의정비행안부기준액 　비교(단위:만원)
자방의회	현의정비	행안부기준액	증감액
▲광역의회
대구시	5,400	5,118	-282
경북도	4,970	4,624	-347
▲대구기초의회
중구	3,075	3,312	237
동구	3,346	3,410	65
서구	2,916	3,329	413
남구	2,829	3,358	529
북구	3,100	3,442	343
수성구	3,300	3,524	224
달서구	3,552	3,561	9
달성군	3,417	3,156	-261
▲경북기초의회
포항시	3,832	3,316	-516
경주시	3,460	3,236	-224
김천시	3,480	3,073	-407
안동시	3,232	3,095	-137
구미시	3,960	3,501	-459
영주시	3,162	3,080	-82
영천시	3,080	3,055	-25
상주시	3,156	3,027	-129
문경시	3,000	2,990	-10
경산시	3,678	3,250	-428
군위군	3,264	2,774	-490
의성군	3,174	2,904	-270
청송군	3,132	2,854	-278
영양군	3,126	2,759	-367
영덕군	3,144	2,880	-264
청도군	3,060	2,848	-212
고령군	3,156	2,829	-327
성주군	3,168	2,882	-286
칠곡군	3,245	3,035	-210
예천군	2,378	2,882	504
봉화군	3,198	2,822	-376
울진군	3,210	2,958	-252
울릉군	2,976	2,722	-254

경북도내 광역의회와 기초의회도 대부분 기준액보다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도의회와 대구시의회는 각각 347만원과 282만원이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구시의 기초의회 중 달성군의회만 261만원이 초과했으며 중구, 서구 등 나머지 7개 기초의회는 현 의정비보다 기준액이 적게는 9만원에서 많게는 529만원까지 인상 책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경북도내 기초의회의 경우, 에천군을 제외한 25개 시군 모두 현 의정비가 기준액 보다 초과돼 평균 300여만원이 삭감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천군의 경우, 현 의정비는 2378만원이나 기준액은 2882만원이 제시돼 5백여만원이 증액될 것으로 보인다.

울진군의 경우, 행안부의 기준액이 현 의정비 3210만원보다 252만원 작게 책정돼, 삭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장덕중 울진군의회 의장은 행안부의 가이드라인 제시와 관련 “유능한 인재의 지방의회 진출을 도모한다는 유급제 취지를 살린다면 현재 설정된 의정비도 사실산 부족한 액수”라며 “시군의장단 구성 이후 전문학계가 참여하는 토론 등을 통해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이날 제시한 기준액을 토대로 자치단체별 의정비심의위원회가 기준액의 ±10% 범위 안에서 의정비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탄력성을 부여하고, 내년부터 공무원 보수인상률을 가이드라인에 추가 적용해 공무원 보수와 형평성을 고려할 방침이다.

그러나 대부분 지자체 주민들은 현행 의정비가 많다고 인식하고 있어 개정안 시행에 따라 여론수렴 과정에서 기준액보다 증액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행안부가 지난달 23~29일 전국의 성인 남녀 1천511명을 대상으로 지방의원 의정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7.9%(광역)와 66.7%(기초)가 ‘현재 지급되고 있는 의정비가 많다’고 응답했으며, ‘적정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광역 20.6%, 기초 30.8%에 그쳤다.

남효선 기자

남효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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