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만 하락 전국은 오히려 상승

국토부는 8·21 부동산 대책 나온 배경을 아파트미분양과 부동산거래 위축이 전반적인 경기침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논리는 시장의 현실과도 괴리된 것이라 지적이다.

전국의 주택거래는 예년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밝힌 시장 동향에서도 예년 5년 평균에 비해 서울 강남권만 22.1%의 하락을 기록했을 뿐 전국은 오히려 2.3% 가량 거래가 상승한 수치를 보였다.

또 정부는 올해 13만호가 건설 인허가 되어 최근 5년 대비 32.4% 감소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는 올해부터 적용되는 분양가상한제의 영향으로 지난해 인허가를 받기 위해 건설물량이 몰렸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건설경기 침체 ‘위기 조장론’에 다름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주택업계의 이익을 대변한 정책을 생산해 정부에 제시하고 있는 주택산업연구원은 ‘미분량 물량이 늘어나 건설업계의 자금경색이 장기화될 경우 시행사나 시공사에 자금을 대출한 금융권의 대출자금 회수가 어려워져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와 같은 금융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까지 내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과다한 주택담보대출로 인한 부동산 거품이 서브프라임 사태를 촉발했으며 따라서 투기성 자금 대출은 규제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견해와도 상치된다.

윤순철 경실련 시민감시국장은 “건설업계와 정부는 ‘미분양→도산→경기침체’의 논리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는 통계를 과장해 규제완화와 개발계획을 세우기 위한 위기론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구권 등 일부지역은 거래가 침체되는 등 지역별로 편차를 보이지만 서울 등 수도권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국토해양부의 통계 등을 통해서도 확인되는 사실이다. 때문에 학계에서는 시장상황에 대한 별다른 우려를 하고 있지 않다.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건설업계와 지지층을 위해 급작스레 대책을 내다보니 미분양 때문에 대책을 마련했다면서 신도시를 건설해 공급을 더하겠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 나왔다”며 “건설업계에게 유리한 상황을 인위적으로 창출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정 정도의 투기수요 발생을 감수하고서라도 건설경기를 살리겠다고 나온 이번 대책이 정부가 밝히는 것처럼 중소건설업체들과 경기부양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로 남는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에서 밝힌 것처럼 환매조건부 등을 통해 정부 예산을 투입해 아파트를 매입해도 재벌건설업체들의 수중에 돈이 머물 뿐 중소하도급업체에게는 전체 집행액의 10~20%만 투입된다고 지적한다.

또 건설경기는 공사기간에만 반짝 효과만 있을 뿐 지속되지 않고, 고용창출에 있어서도 외국인 노동자와 일용직 저임금 노동자만 양산한다며 정부의 건설경기 부양책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심재훈 기자

심재훈  @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