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철교수 "정권 반대운동 고립, 법정투쟁까지 각오"

시민사회 "저항세력에 대한 탄압 좌시못해" 심재훈l승인2008.08.27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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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이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저항세력에 대한 탄압 성격을 가진다. 촛불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사노련 등 사회주의 운동을 고립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재판까지 가게 된다면 법정에서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할 것이다.”

지난 26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연행돼 서울 옥인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오세철 연세대 명예교수는 27일 지인과의 면회를 통해 현재의 심정을 담담하게 밝혔다. 이날옥인동 대공분실 앞에서 열린 ‘사회주의노동자연합 공안탄압 분쇄와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에 참가한 연행자 가족과 지인들은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도 없었던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억울함과 분노를 터트렸다.

류승태 기자
오세철 교수의 부인 유승희 씨는 “어제 (경찰) 5명이 집으로 몰려와 무슨 일인지 놀랐다"며 "이명박 씨도 기도하는 사람이지만 나의 하느님과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오세철 교수의 부인 유승희 씨는 “어제 (경찰) 5명이 집으로 몰려와서 무슨 일인지 놀랐다.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겼다”며 “오세철 교수는 한 길만 걷는 사람이기 때문에 믿는다. 하느님께 기도하는 것만이 길이다. 이명박 씨도 기도하는 사람이지만 나의 하느님과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0년 동안 북한과의 접선 등을 이유로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 구성을 빌미로 터트린 조직사건은 많았지만 북한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는 사회주의 운동에 대해 국가보안법이 적용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 권오현 양심수후원회장은 “국가보안법 망령이 또 다시 살아난다. 국가보안법은 자주통일 사람들에 이어 평등세상을 지향하는 사람들까지 잡아 가둔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출범한 사노련은 그 이전에도 3여년 동안 활동을 해왔고 비정규직 철폐, 시민의 통제에 의한 쇠고기문제 해결,정유사 재(再)국유화등을 주장해왔다. 때문에 경찰은이적표현물 배포 등 낮은 수위의 조사만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에 대한 시민사회단체가 가지는 우려는 한 노동사회단체 관련 인사를 연행한 것에 대한 문제제기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 현재 정부와 기득권에 대한 반대 또는 비판 그리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표현과 사상의 자유를 옥죄려는 의도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노련 관련자 연행은 지금까진 진보연대 등 일부단체가 정부와 보수언론의 촛불 배후론의 먹이감이 되고 있지만 이후 정권 또는 시장만능에 비판과 반대를 하는 모든 단체, 정당들이 국보법의 칼날에 타깃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류승태 기자
이수호 민노당 최고의원은 "이번 사건을 공안정국의 확실한 신호탄"이라고 우려했다.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의원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실제 벌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최고 지도부를 수배할 때부터 그리고 진보연대 지도부를 검거 연행할 때부터 눈치 챘다”며 “순수한 시민, 네티즌까지 법으로 옭아메면서 구속을 했다. 그 비수가 국가보안법이라는 칼날을 통해 돌아오고 있다. 잃어버린 10년을 찾겠다는 뜻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교도들까지 정권을 규탄하면서 반대세력을 위축시키는 방법이 기획수사로 이뤄졌고 조사방법 등에 이르기까지 국가보안법 망령 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국보법 칼날이 여러 시민단체, 진보단체, 진보정당까지 꽂혀 오리라고 예견한다”고 우려했다.

이번 사건의 심각성 때문에 시민단체의 연대의지도 확고했다.

이원재 문화연대 사무처장은 “선진화를 외치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후진화되어가는 분야가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며 "민주주의 불감증을 넘어 혐오증에 빠지고 있다. 민주주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키지 못하는 정권이 기본을 지켜야 인간적인 삶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예측했고 우려했지만 이젠 이명박 정권이 무엇을 원하는지 확연히 드러났다. 민주주의를 위해 더 많은 동지들이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노련과 구속노동자 후원회, 문화연대등 1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교수를 포함한 사노련 활동가 7명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데 대해 “이명박 정권은 '정권보안법'의 칼날을 술 취한 듯 휘두르고 있다”면서 “명분이 없는 정치탄압이자 노동자와 민중을 탄압하는 신호탄”이라고 비판했다.

류승태 기자
연행자들의 가족들은남편과 동생을만나기 위해 남대문 경찰서 등을 수소문했지만연행 하루를 기다린 후에야옥인동 대공분실에서 연행자들을 면회할 수 있었다.

연행 하루를 넘긴 지난 27일 오후 가족, 지인과 면회를 한 오 교수등 연행자들은 현재 묵비권을 행사 중이다. 이에 사노련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대책회의를 구성, 공동 대응키로 했다. 민변은 법적 대응도 전개할 방침이다.


심재훈 기자

심재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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