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46개 지방의회 2년간 의정활동 분석

전국 지방의회에서 지난 2년간 시민생활 관련 제정(전부개정 포함) 조례안은 총 1천242건으로 이는 의원 총 3천626명과 비교하면 의원 1인당 0.34건에 불과하였다. 이 중 1천111건 가결, 97건 보류, 34건 부결처리되었다.

이 중 230개 기초의회 경우는 의원 2천888명이 990건을 발의하여 1인당 0.34건이었으며, 16개 광역의회 경우는 의원 738명이 252건을 발의하여 역시 1인당 0.34건이었다. 이는 기초의원보다 더욱 전문성이 요구되고 있는 광역의원 역시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민주공무원노조, 위원장 정헌재)은 유급화가 처음 도입된 현 지방의회 의정활동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의 일환으로 의정비 인상 논란이 일던 작년 9월에 이어 전국 광역 및 기초의회 246개 전체를 대상으로 2006년 7월 1일 취임이후 2008년 6월 30일 현재 전반기 2년 동안의 지방의원의 조례안 발의 현황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파악한 자료를 분석해 ‘현 지방의회 전반기 의원 발의 조례 현황 자료집’을 발간하였다.

이 자료집에서는 기존 지방의회 조례 분석이 조례안의 종류 및 내용 등을 무시하고 일률적으로 발의 및 가결건수를 계량화하는데 기인한 오류를 극복하기 위해서 의원(위원회 발의 포함)이 발의한 조례 중 의회 관련 조례와 조례 정비 차원 등에서 진행된 일부개정(폐지 포함) 조례안을 제외하고 의원들의 자치법규 제정 활동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민생활 관련 제정(전부개정 포함)조례안을 분석대상으로 하였다.

부산의 경우는 부산광역시의회가 0.06건으로 광역의회중 가장 저조할 뿐 아니라, 기초의회 역시 동구, 북구, 금정구, 연제구, 수영구, 사상구 경우는 아예 1건도 없는 등 평균 0.12건으로 기초의회 평균중 제일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과 경북, 경남은 기초, 광역 의회 공히 최하위권이었다. 반면 기초의회 중에서는 충북이 평균 0.66건으로 가장 높았으며, 광역의회 중에서는 광주광역시가 1.16건으로 광역의회 중 유일하게 1인당 1건을 넘어섰다.

부산경실련

부산지역 기초의회들은 지난달 말 주민여론을 외면하고 의정비를 최고 25％까지 인상해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부산지역 기초의회의 '업무추진비'와 '해외연수비'도 행정자치부와 부산시의 지침에 따라 큰 폭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30개 기초의회 중 16%인 36곳 의회는 시민생활 관련 제정 조례안이 단 한 건도 없었다. 의원 1인당 1건이 넘는 곳은 광역 포함하여 9곳에 불과하였다.

광역의회중 최저 의정비를 수령하는 광주광역시가 광역의회 중 유일하게 1인당 1건이 넘는 1.16건으로 가장 높은 반면, 가장 많은 금액을 수령하는 경기도의회는 0.18건으로 16개 광역의회 중 공동 13위에 불과하였다.

또한 시민생활 관련이라고 하더라도 재향군인 예우 및 지원, 국가보훈대상자 예우 및 지원, 참전유공자 예우 및 지원 조례가 전체 의회의 42%인 104곳 의회에 이르는 등 상위법령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제정하는 조례가 태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 역시 문제로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시민생활 관련 조례안 발의에는 인색하면서도 의정비 지급, 의원 상해 보상금을 비롯한 의회 관련 조례안 일부개정 발의에만 골몰하여 의원 발의 전체 5천35건 중 절반이 넘는 2천634건(52.3%)이 의회 관련 조례안이었다.

특히 10%가 넘는 26곳의 지방의회는 의원 발의 모두 의회 관련 조례안이었다. 부산 금정구 의회는 의원 19건 발의 모두가, 인천 계양구 의회는 18건 모두가 의회 관련 조례안으로만 채워지는 등 26곳의 의회 의원은 시민생활 관련 조례가 전무하였다.

의회 관련된 조례안 포함하여 의원(위원회 포함) 발의건수가 지난 2년 동안 채 5건도 되지 못하는 의회는 단 2건에 불과한 전북 완주를 비롯하여 9곳이나 되었다.

유급화가 처음 실시된 현 지방의회는 실질적인 주민 관련 조례보다 의회 관련 조례 제 ? 개정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에서 의정비 인상에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의회 본연의 기능인 자치법규 제정에 보다 노력해야 할 것이다.

민주공무원노조는 이번 지방의원 조례 발의 및 통과 현황 조사 발표로 그치지 않고, 이번 조사 자료집을 전국 246개 지방의회로 발송하여 각성을 촉구할 것이며, 향후 시민단체와 지방의회협의회 등과 함께 지방의회 의원 조례 제정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준비하여 ‘문제제기를 통한 대안제시’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

또한 민주공무원노조는 지방의회 공무국외여행표준조례 제정운동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지방의회 감시와 주민복지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표준조례안 제시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다할 것이며, 일방적인 비난보다 착실한 자료 분석 등을 바탕으로 문제 제기와 정책 대안 제시를 통해 출범 시 기치로 내건 ‘공직사회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에 힘을 다할 생각이다.

아울러 지방의원 중간평가 사업 후속으로 9월 중에는 역시 246개 지방의회 전체 대상으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수령한 자료를 분석하여 지방의회 의원 해외연수 자료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이지문 시민기자(민주공무원노동조합 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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