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자비로 저들을 감동으로 이끌자”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에 항의하는 범불교계의 대응수위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범불교계 20여만명이 27일,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에 항의하며 규탄대회를 갖고 이명박 대통령 사과,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 등을 요구한데 이어 31일 범불교도대회 봉행위원회(이하 봉행위)는 전국 1만여개 사찰에서 정부의 종교차별을 항의하는 동시 규탄법회를 열고 ‘종교편향적 헌법 파괴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남효선

이명박정부의 종교편향에 항의하는 '전국 동시 규탄법회'가 전국 1만여 사찰에서 일제히 열렸다. 사진은 경북 울진 불영사 규탄법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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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탄법회에서 일운 불영사 주지스님은“헌법에도 종교편향은 명백하게 금지되어 있다. 진리와 가치가 없는 자들이 국정을 어떻게 꾸려나가겠느냐”고 역설하고 “대통령이 바르게 국정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부처님의 자비로 기도드려 저들을 감동으로 이끌어내자”고 말했다.

봉행위는 또 전국 동시 규탄법회를 통해 “정부가 계속해서 불교계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추석 이후 대구와 경북 지역을 시작으로 지역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혀 정부의 종교편향에 대한 불교계의 항의가 대응수위를 높이면서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봉행위가 정부의 종교편향 항의의 수위를 높이는 데는 ‘범불교계의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어청수 경찰청장의 파면 ▼ 종교차별 금지 법제화 ▼촛불 관련 시국 수배자 선처 등 4대 요구 사항이 전혀 수용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이같은 인식은 봉행위가 전국 동시 규탄법회 개최에 앞서 “정부가 불교계 승려와 불자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사과는 물론 경찰청장의 파면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며 “종교 갈등을 조장하고 헌법에 명시된 종교자유 문구를 파괴하는데 대해 불교계의 결집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정부 규탄 법회를 여는 것”이라고 밝힌 데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날 규탄법회는 조계사와 통도사, 범어사, 해인사 등 전국 1만여 개 사찰에서 오전 9시30분 범종을 33번 울리며 동시에 열렸다. 당초 ‘초하루 법회’ 성격은 ‘이명박 정부 규탄 법회’로 바뀌었다.

경북 울진 불영사 계곡에 자리한 ‘비구니 학습도량’ 불영사도 오전 9시30분 경 33번의 타종으로 법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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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운스님은 “사회 구성원은 종교가 다르더라도 서로 존중해야 한다”면서 “종교적 편향을 넘어 모두 하나가 돼야 국가도 힘이 생길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운 불영사 주지스님은 법회를 통해 “헌법에도 종교편향은 명백하게 금지되어 있다. 진리와 가치가 없는 자들이 국정을 어떻게 꾸려나가겠느냐”고 역설하고 “대통령이 바르게 국정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부처님의 자비로 기도드려 저들을 감동으로 이끌어내자”고 말했다.

이어 일운스님은 “사회 구성원은 종교가 다르더라도 서로 존중해야 한다”면서 “종교적 편향을 넘어 모두 하나가 돼야 국가도 힘이 생길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불영사 신도회 임영수 회장은 “사람들마다 종교적 입장은 모두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정부의 관료들이 하는 행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들이다. 불가의 가치는 자비이다. 일부 공직자들의 편향적 태도가 고쳐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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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탄법회를 마친 불자들은 '고추따기 공양'을 마친 뒤 산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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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탄법회를 마치고 산문을 나서는 불자들의 성난 불심을 드러내듯 산문 어귀 불영지에 노랑어리연꽃이 무리지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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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영사 일운 주지스님과 노 스님들이 규탄법회를 마치고 고추따기 공양을 한 뒤 산문을 나서는 불자들을 배웅하는 모습

이 날 법회에는 불영사 신도 2백여명이 참석했다.

2시간 남짓 가진 규탄법회가 끝난 후 ‘고추따기 공양’을 마친 불자들이 돌아가는 산문 어귀‘불영지(佛影池)’에 노랑어리연꽃이 성난 불심을 내 보이는 듯 고개를 젖혀 무리지어 꽃을 피웠다.

남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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