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해저 사막화 심각”

독도해역 45%지역 갯녹음 현상 진행
동해수산연구소, "소라.전복 생장 부족이 성게 과다번식 초래"

독도 주변 해저에 성게가 과다 번식하면서 바다숲이 줄어들고 암반이 백색으로 변하는 갯녹음 현상이 심화되는 등 해저생태계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는 최근 독도 주변에서 실시한 바다숲과 갯녹음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독도 동·서도의 남쪽지역 수심 5~15m 지역에 성게가 과다하게 번식하고 있으며 대황과 감태숲 등 해조류는 수심 7m 범위에서만 자라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독도 남부 지역의 경우, 조사해역의 절반규모에 이르는 45% 지역에서 갯녹음 현상이 왕성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 중 15%에 해당하는 지역은 갯녹음 현상이 매우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동해수산연구소는 밝혔다. 또 조사 해역의 대부분 암반에서는 무절산호조류가 사라지고 백색 현상이 두드러졌다며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동해수산연구소

독도 주변 해역에 성게가 과다 번식하면서 암반 일대가 급속한 갯녹음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동해수산연구소가 밝혔다.

동해수산연구소

동해수산연구소는 갯녹음이 심한 지역에서는 성게가 ㎡당 10~50마리 가량씩 무리 지어 서식하고, 대황과 감태가 군집을 이루고 있는 곳에서도 1년생 이하로 추정되는 어린 해조류가 거의 없어 앞으로 바다숲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추정했다. 어류 자원조사를 위해 수심 20~30m 층에 던진 그물에 성게가 많이 잡혀 저층에서도 다량의 성게가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산연구소 관계자는 “독도 주변해역은 성게류의 경쟁동물인 전복과 소라 등이 부족해 성게류의 번식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독도의 바다숲을 현저히 축소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동해수산연구소

대황 군락지를 이루고 있는 독도 가제바위 옆 바닷속의 갈조류 대황잎이 녹아내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동해수산연구소는 “앞으로 심해연구센터의 연구사업인 독도 수산자원관리 방안 구축의 일환으로 지속적으로 독도의 갯녹음 현상을 조사해 독도의 바다숲 조성에 관한 정책자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월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이뤄졌다.

한편 독도 해저 생태계가 성게 과다번식 등으로 사막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국립수산과학원 심해연구센터는 지난 달 26일부터 30일까지 독도 주변해역에대한 종합적인 수산자원조사를 실시한데 이어, 독도해역에 서식하고 있는 해양생물 포스터 ‘해조류(갈조식물문)’를 제작, 배부하는 등 심해수산자원연구에 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심해연구센터는 이번 어획시험조사 결과, 갑각류 3종 12개체, 극피동물 3종 244개체, 복족류 4종 13개체 및 어류 22종 164개체가 출현하였다고 밝혔다. 특히 어류는 2006년 이후 총60종이 출현하였으며, 달고기(Zeus japonicus), 방어(Seriola lalandi), 아홉동가리(Goniistius zonatus), 잿방어(Seriola dumerili)가 새롭게 출현하였다고 밝혔다. 또 수중생태계 잠수조사를 통해, 약 80cm가량의 혹돔 3미를 발견하였으며, 다년생 해조류인 대황과 보라·둥근성게가 다량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국립과학수산연구원

국립수산과학원 심해연구센터는 연 4회 독도주변 해역 정밀조사를 실시, 이를 포스터로 담아 어업관계자에게 배포하는 등 동해전역 심해수산자원연구에 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에 제작.배포되는 포스터에는 정기적인 조사결과를 토대로 독도 주변해역에서의 주요 17종의 갈조식물류에 대한 수중촬영 사진과 생태적 특성이 수록돼 있다.

심해연구센터는 국립수산과학원 시험조사선 탐구20호를 이용하여, 지속적으로 독도주변해역에 대한 직접조사를 통해 독도의 해양생물을 비롯 동해전역 심해수산자원연구에 관한 정보도 지속적으로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심해연구센터는 독도 주변해역에서 연간 4회에 걸쳐 정기적인 직접조사(어획시험조사 및 수중잠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남효선 기자

남효선 @

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