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의 ‘스타기업’인 한국델파이(주)의 국내 지분 매각(본보 66호 참조)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공정하고 투명한 매각’을 촉구하며 이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구경실련, 대구여성의전화, 대구여성회, 대구참여연대,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YMCA, 우리복지시민연합 등 지역 7개 주요시민단체는 지난 4일 한국델파이 매각관련 공동성명을 내고 “투명하고 공정한 매각 진행과 투기자본, 부실ㆍ불건전한 기업의 배제”를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한국델파이의 매각 결과에 따라 2,200여 명의 노동자와 5만여 명의 협력업체 종사자들의 고용 등 지역경제에 심각한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는 “한국델파이의 국내 지분 매각이 단순히 공적자금 회수가 아니라 소유와 경영의 정상화에 목적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를 위해 △매각 대상기업 선정의 기준과 원칙을 분명히 제시해 이해당사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노사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단기적인 이익만을 노리는 투기자본은 매각대상에서 배제해야 하며, 인수기업이 분할매각을 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대지주가 도덕적으로 하자가 없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건전한 노사관계를 형성, 유지하고 하청업체와 상생할 수 있는 기업에 매각되어야 한다. △대구시와 시의회는 한국델파이가 지역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한국델파이 국내 지분 매각은 노사, 협력업체 뿐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의 문제인 만큼 건전한 기업이 인수하게 하는 것은 대기업을 유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한국델파이는 국내 최대 GM대구자동차 부품회사로 대구지역 제조업체 중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으며, 지역에서는 고용창출 규모가 가장 큰 업체에 속한다.

한편 이 문제와 관련, 지난 달 28일 한국델파이 조합원과 민노총 조합원 500여 명이 분리매각 결의대회를 열었고, 민주노총대구본부가 ‘한국델파이 투기자본 분리매각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지역노동계에서는 분리매각에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김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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