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권 침해’ 논란 속 국정변명의 자리?

오는 10일 ‘대통령과의 대화, 질문있습니다’에 지상파 방송3사와 케이블 보도전문 채널 2곳이 동시 생중계를 할 예정인 가운데 이를 두고 전파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지난 4일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이 총체적 난국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는 국민들이 많을 것”이라며 “하지만 ‘대통령과의 대화’를 굳이 5개 채널이 동시 생중계해야 하는 합리적 근거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민언련은 “KBS가 제작하는 이번 방송이 어떤 과정을 거쳐 동시 생중계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며 “황금 시청시간대인 10시에 똑같은 방송이 나온다는 사실 자체가 시청자들을 짜증스럽게 만들고 ‘시청권 침해’라는 비난이 쏟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가 대통령과의 대화를 여는 목적이 무엇인지부터 다시 점검할 것을 촉구한다”며 “국민과 ‘소통’하기 위한 자리인가 아니면 국정운영의 실패를 ‘변명’하고 낮은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정권 홍보의 자리인지 답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지금 민심은 대통령이 참석하는 이벤트성 프로그램으로 수습될 형편이 아니며 대통령과의 대화는 대통령이 국민의 목소리를 진정성 있게 경청하려 할 때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는 방송 준비 과정에서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장미란, 이용대 선수 및 촛불집회 관련 진압 전경 출연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이를 거부했다. ‘편승’ 방송 시도라는 비판과 함께 국민 의식수준을 얕잡아보는 구시대적 발상이란 지적이 나왔다.
이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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