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권 행사 무력화 속셈”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펀드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 자료를 올해 8월말까지 제출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 향후 은행법 등에 따라 과태료 부과 및 주식매각명령에 대해 검토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는 전광우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진행 중인 ‘헐값 매각’소송과 관련 "론스타가 직접적인 소송당사자는 아니지만 판결 결과는 어떤 형태로든지 론스타 입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재판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한 것과 배치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한성대 교수)는 3일 “론스타 펀드가 산업자본임을 숨긴 채 외환은행 매각을 서두르기 위해 금융위의 자료 요청에 불응하고 있다”며 자료미제출에 대해 즉각적으로 과태료 부과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함은 물론 현재까지 금융위가 확보한 자료를 근거로 론스타 펀드IV(외환은행 인수)를 포함한 론스타펀드 전체에 대한 비금융주력자 여부를 조속히 심사하여 결론을 내릴 것을 재차 촉구했다.

또 금융위의 향후 주식매각명령에 대해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여부라는 실체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단지 자료미제출이라는 형식적 문제를 빌미로 주식매각명령이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 특별히 경계했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 여부관련 정보공개 소송(서울지방행정법원, 2007구합35166)과 외환은행 헐값매각관련 소송(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을 무력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영희 경제개혁연대 변호사는 “주식매각 명령은 현재 진행 중인 론스타 관련 재판에 유무형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사안으로 신중해야 한다”며 “향후 재판결과에 따라선 국가기관(수출입은행 등)들의 구상권 청구 문제가 대두될 수 있기 때문에 재판이 종료되지 않은 시점에서 섣부른 주식매각 명령은 또 다른 불씨를 잉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준환 금융전문기자

김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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