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10일 규탄대회 열어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가 회사측의 산재은폐, 강제휴직 강요 등에 따른 압박감으로 자살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예상된다.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지난 10일 “달성군 논공단지 내 한 농기계 제조업체에 근무하던 A 씨가 지난 3일 회사 인근에 주차된 차 안에서 죽은 채 발견됐는데, 이는 산재를 은폐하기 위해 병가휴직과 강제휴직을 강요한 회사측의 부당한 처사에 따른 심적 고통 때문에 자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달 4일 회사 보일러실에서 작업 중 넘어져 머리를 다쳐 봉합수술을 받고 다음 날 퇴원을 했는데, 회사 측은 이를 산재로 처리하지 않고 18일까지 개인병가로 휴직 처리하는 한편 19일부터 출근을 하려 하자 이달 1일까지 개인병가를 강제 연장케 했다.

특히 회사측은 A씨가 머리 봉합수술 뒤 한차례 발작증세가 일어난 것을 근거로 정신과 진단서 및 소견서 제출을 강요하고, 재해자 및 가족에게 회유와 압박을 가하는가 하면 부당한 전환배치를 실시했다는 것이다.

실제 민주노총이 공개한 A씨의 유서에는 “나는 회사에 가기 싫구나. 나를 누가 그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현장에서 작업중 사고로 발생한 산재에 대한 회사측의 은폐 및 부당한 처리, 재해자에 대한 심적 압박과 고통이 한 노동자를 억울한 죽음으로 몰고 간 만큼 모든 책임은 회사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아울러 10일 오후 2시 이 회사 앞에서 전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측의 책임 인정과 유족 및 조합원에 대한 공개 사과 △산재은폐 근절 및 재발방지 대책을 노조와 합의후 즉각 시행 △관련 책임자 처벌 △유족 대책 마련 즉각 시행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도의적인 측면에서 유족에게 위로금은 지급하겠지만 공개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고, 관련책임자에게도 책임지울 만한 사유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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