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추진… “부자감세안 즉각 철회를”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여당이 종부세법 등 부동산세제 관련법 정부원안 통과를 공언하고 있지만 시민사회는 중산층, 서민 정서와 동떨어져 있는 정부의 종합부동산 등 부동산세제 개편 추진에 강한 반대의지를 표명하며 전면백지화를 요구하고 잇다.

청와대는 “당정협의와 입법예고까지 거친 사안인만큼 원안대로 추진하겠다는 정부방침에는 변함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4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정부의 이번 개편안은 일각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부자를 위한 감세가 아니라 잘못된 세금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못박은 바 있다.

지난주 2차례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도 종부세 개편에 대한 시기, 내용 등에 대해 적잖은 이견이 노출했지만 ‘종부세가 어떤 식으로든 고쳐져야 한다'는 인식과 함께 국회법상 10월 2일까지 예산 부수법안이 국회에 제출돼야 하는 만큼 ’정부 원안의 국회 제출‘ 불가피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정부여당의 부동산세제 개편 추진에 대해 시민사회는 여론조사, 기자회견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대응하는 모습이다.

경실련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부동산세제 개편안에 대한 여론조사(20~22일, 전국 성인 남녀 1천명)를 실시한 결과, 국민의 66.4%가 ‘부동산을 많이 소유한 사람에게 더 많은 세금을 내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답한 반면 ‘부동산을 많이 소유한 사람에게 세금을 더 내게 해서는 안된다’는 12.9%의 의견에 불과했다.

국민들은 정부여당의 부동산 세제개편 효과에 대해 61.3%가 실수요자 보다는 투기수요를 유발시켜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투기가 우려된다는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반면 28.7%만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가 활성화되고 부동산 가격도 안정될 것이라 답했다.

또 정부가 제시한 것처럼 종합부세 부과기준을 6억에서 9억으로 올리는 것에 대해 48.0%는 반대하는 반면, 47.9%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부동산세 세대합산과세를 개인별합산과세로 개편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국민 57.6%가 세대합산을 해야 한다는 답해 현행 방식을 유지해야한다고 생각했고 여당의원들이 주장하는 개인별 합산에 대해서는 35.2%만이 찬성했다.

경실련은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부동산 관련 세재 개편은 국민의 생각과는 다르고 전체적으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만큼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도 “2009년 정부의 세입예산안에서 양도소득세와 종부세 등의 부동산관련 세수입 이 큰 폭으로 줄었다”며 “정부가 조세부담률이 감소한다고 하지만 혜택은 고스란히 최상위 ‘강부자’ 들이 받는 반면 점차적으로 세원이 노출되어 국가세수 증진에 이바지 하는 자영업자와 ‘유리지갑’인 근로소득자가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심화되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신자유주의가 가장 발달했다는 미국(5.9%), 이나 영국(-5.8%)보다도 낮은 조세의 소득 재분배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상위 0.7% 만이 부담하는 상속증여세와 상위 2%만이 부담하는 종부세를 대폭 깎아주면 조세의 소득재분배기능이 더욱 악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는 서민들 10명이 십시일반하여 부자에게 밥 한 그릇을 제공하는 부자감세안을 즉시 철회하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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