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자신의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 인사를 단행하는 것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인사가 시민을 위한 정책 추진 의지와 철학이 담겨있지 않는 것이라면 이야기는 다르며, 임기 4개월을 남긴 시장이 단행한 간부 인사로 임기 말 안정적 시정 운영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면 적절하지 못한 인사라 할 수 있다.

1. 박형준 시장은 이번 인사에서 개방형 직위인 여성가족국장, 인재개발원장, 감사위원회 조사관을 내부 공무원으로 임명했다. 부산시는 지난해 10월 ‘각종 복잡한 법적 인허가 사항을 다루는 건축주택국장 자리는 일반 공무원에게 맡기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명확하지 않은 이유로 개방형 임용을 폐지한 이후 시 간부의 개방형 직위를 지속하여 축소하고 있다. 개방직 공무원 제도를 도입하는 취지는 폐쇄적인 공무원 조직과 업무방식을 극복해 개방적인 정책 추진으로 협치와 소통을 끌어내고 정책의 전문성과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한 시스템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부산시는 공론화와 의견 수렴 없이 이를 후퇴시키며 일방통행식 업무 추진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시가 추진하는 정책은 박형준 시장과 공무원만의 것이 아님을 명심하고 이후 개방직 직위를 더 넓혀 나가야 할 것이다.

2. 정부 정책을 받아 전국 공통으로 시행하는 것이 아닌 부산시가 시행 의지를 갖고 추진하고 있는 민생경제 정책 중 거의 유일한 정책이 지역화폐 동백전이다. 동백전은 시행 3년 차를 맞아 지금까지 1년 단위로 하던 계약을 3년 단위로 변경하면서 차기 운영대행사 선정을 위해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 중이며, 담당 민생노동정책관은 지금까지 부산시의 시행착오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이며 시민, 소상공인들과 소통을 늘려가고 있었다. 또 해운대구, 부산진구, 북구, 수영구가 지역화폐 도입을 위해 부산시와 논의 중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서는 임명한 지 7개월밖에 되지 않은 된 민생노동정책관의 자리를 바꾸며 동백전 활성화를 위한 업무 지속성과 전문성 가치를 내팽개쳤다.

3. 지역화폐(동백전) 정책은 부산시가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방식인 ‘인센티브(캐시백) 예산만 소진하는 형태의 정책’이 아니다. 지역화폐가 활성화된 도시는 마을 단위, 소규모 상권 단위 적용은 물론 기초 지자체 지역화폐와 연동되는 중층구조를 실행하여서 활성화하고 있다. 따라서 부산시는 현재 2개 구·군 시행을 넘어 모든 기초 지자체가 지역화폐를 도입할 수 있도록 협의와 지원을 해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해 부산의 구석구석 모든 골목상권이 살아나도록 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그런데 전문성과 지속성이 확보되어야 할 업무와 부서에 지속해 담당자를 바꾸고 있어 부산시의 지역화폐를 포함한 민생경제를 살릴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부산시가 민생경제 활성화, 그리고 지역 중소상인의 생존과 생계를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이 업무를 담당할 부서와 담당자의 전문성과 지속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또한 조례에도 규정되어 있는 ‘지역화폐센터’를 속히 설치해 중층구조 도입은 물론 시민사회가 제안하는 다양한 지역화폐 정착 방안을 실행함으로써 진정 지역경제를 위한 공공플랫폼으로써 역할을 하는 지역화폐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22년 2월 28일)

부산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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